부산 도시철도 사상~하단 구간 공사 현장에서 지난 13일 새벽 5시께 또다시 대형 싱크홀(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최근 1~2년새 사상~하단 도시철도 공사 구간에서 발생한 싱크홀이 무려 11곳이나 된다고 한다. 특히 이곳은 동서고가도로 교각과 가까워 싱크홀이 조금만 더 컸거나 위치가 달랐어도 또다른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더구나 당시 지반침하 의심 신고를 접수해 현장 안전조치가 시행되던 중 싱크홀이 발생했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부산시가 지난 2월 특별조사를 통해 폭우와 부실한 물막이 작업, 차수 공법 부실을 원인으로 밝혔는데, 불과 두 달 만에 비슷한 장소에서 또 사고가 발생했으니, 이제 구조적인 문제를 의심해야 할 지경이다. 공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원점 재점검이 필요하다. 도시철도 공사와 관련 있을 것이라는 짐작은 하면서도 정확한 원인을 못 찾으니 언제든지 비슷한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대도시에서는 미관을 고려해 지상으로 고가도로를 올리거나 도시철도를 다니게 하지 않는 추세다. 그만큼 지하에 도로나 철로를 뚫는 게 일상화되고 있다. 실제로 경부선 부산 구간은 지하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내년 1월 개통을 앞둔 만덕~센텀, 해운대~사상 구간도 대심도 공사, 가덕신공항과 도심을 연결할 BuTX(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도 지하로 다니게 계획돼 있다.
조만간 공사에 착수할 도시철도 하단~녹산 구간에 대해서도 연약 지반, 하천수 유입 우려를 고려해 이번 사고 원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는 다시 한번 총체적으로 점검해 재발 방지책을 내놓길 바란다. 이래서는 시민들이 불안해서 못 산다. 우향화·부산 사하구 사리로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