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도시 건설 현장 인근에서 지반침하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체적인 지반침하사고 건수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사고가 나면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대형사고화 되고 있다. 지하안전정보시스템(JIS)에 따르면 지반침하사고의 발생 건수가 최근 5년간 부산시(89건), 경상남도(26건), 울산시(10건) 순으로 집계됐다. 지반침하는 자연적 요인인 비와 인위적 요인인 지하시설물간 복합적 요인으로 대부분 발생한다. 호우 시 생긴 많은 물이 지반에 침투하면서 지하수위를 형성하고 인위적으로 매설된 지하매설물의 빈 공간으로 흘러가면서 유로를 형성하고 이때 토사가 함께 유실되면서 생긴 ‘공동’이 지반침하 혹은 땅꺼짐으로 이어지는 구조이다.
공동 발생이 노후 하수관 파열이나 굴착 등 지하개발공사로 유발된다는 것과 지반 이완이 해동기와 우기에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일반론이다. 보통 하수관은 지하 1.5~3m 내외에 묻혀있다. 하수관 손상 때문에 공동이 만들어졌다면 중력으로 토사가 하부로 내려앉게 되고 공동은 위쪽에 생기게 된다. 공동이 2m 이내에 생겼다면 GPR탐사로 공동을 찾을 수 있고, GPR 탐사 실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렇게 발견되는 공동들은 규모가 작고 지반침하현상으로 생기는 포트홀이나 거북등 균열 등으로 일상적인 도로 점검, 유지관리 활동으로 사고 예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상구 학장동 횡단보도에 가로 5m, 세로 3m, 깊이 4~5m 가량의 땅꺼짐, 서울 강동구의 폭 20m, 깊이 18m의 땅꺼짐은 하수도 노후화가 아니라 인근 대형 지하공사 현장 주변이라는 특성과 함께 GPR 탐사로는 예측할 수 없는 대규모의 땅꺼짐 현상이다. GPR 탐사 예찬론자는 지하 깊은 곳에서 공동이 발생해도 점차 규모가 커지면 GPR 탐사 한계라 지칭되는 지하 2m까지 공동이 형성될 것이고 그때 발견하면 공동침하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보통 사람들이 정기 건강 진단을 받을 때는 암을 발생 초기에 발견하기 위해 비싼 돈을 들여 검사를 받는다. 일반 X-레이 검사에서 발견될 정도로 암덩어리가 커지면 치유가 힘들게 된다. 선진 기술은 광섬유를 통한 분포형 음향 센싱 탐사(DAS)를 통하여 싱크홀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신기술은 기술 축적이 많이 되어야 하므로 우선 대형 공사장 주변 지하수위 자동 측정 및 경보장치를 활용하여 3차원 지하수 유동을 감시함으로서 땅꺼짐 현상을 조기 예측하고 사고 예방할 수 있다.
지반공학의 평형이론은 지반에 작용하는 하중, 지반 내부의 마찰력, 수압, 지반이 겪는 변형이나 응력 등이 평형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들 요인 중 변수는 지하수위에 따라 변하는 수압이다. 강수로 지상에 떨어진 물은 흙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이루고 그 나머지가 지표로 흐르는데 이중 약 25%는 증발되어 버린다. 지표수의 8분의 1이 땅 위로 흐르고 8분의 7이 지하수가 되거나 일시적으로 지하로 스며들었다가 다시 하천으로 나와 흐르기도 한다. 지하 약 800m 이내에 존재하는 지하수량은 전체 하천수량의 약 3000배에 달한다. 지하수의 수압은 평형상태를 유지하다 지하수위보다 낮은 곳에 빈 공간이 있으면 그 곳으로 집중되면서 토사를 운반한다.
지하수위보다 낮은 곳을 굴착할 때는 차수벽 공사를 철저히 하여 굴착 바닥이 비배수 상태에서 시공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여야 한다. 굴착공사 현장에서 차수벽을 설치하고도 굴착 바닥에 고이는 물들을 펌핑하면서 시공하는 사례가 빈번한데 강수에 의해 고인물이 아니면 공사 현장 주변 지하수위 체크부터 먼저 하여야 한다. 우리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하여 평소 건강 상태를 체크하듯이 굴착공사 현장 주변에는 상시 지하수 유동에 대한 3차원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여 공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인근 주민들은 땅꺼짐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되어, 불안하지 않은 시민 생활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