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딴지에 기로에 섰던 명문 클럽, 가슴 쓸어내렸다

입력 : 2025-05-1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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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선수 몰려든 보물섬남해FC
지역소멸 해법으로 클럽하우스 착공
교육부 "합숙 반대" 100억 공사 난항
기숙사로 인정받아 다음 달 5일 준공식

남해 보물섬FC 클럽하우스 모습. 각종 논란을 해소하고 다음 달 5일 준공식을 갖는다. 남해군 제공 남해 보물섬FC 클럽하우스 모습. 각종 논란을 해소하고 다음 달 5일 준공식을 갖는다. 남해군 제공

현행 법 위반 논란으로 빨간불이 켜졌던 경남 남해군 ‘남해 보물섬FC 클럽하우스’ 조성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된다. 정부 부처 간 해석 차이로 불거졌던 쟁점이 해결되면서 다음달 준공식을 갖고 본격 가동된다.

보물섬남해FC 클럽하우스 조성 사업이 시작된 건 지난해 3월이다.

2020년 창단한 ‘보물섬남해FC’는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빠르게 전국구 명문 클럽으로 거듭났다. 남해의 따뜻한 기후에 우수한 훈련 시설이 만나 입단을 원하는 학생이 전국에서 끊이질 않았다.

클럽 선수 규모가 150명을 넘어서자, 남해군은 엘리트 선수 육성과 인구 유입을 기대하며 클럽하우스 조성에 나섰다.

남해군은 클럽하우스 조성에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무려 98억 원이 투입됐다. 전국에서 학생 입단이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전입 인구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클럽하우스는 현재 남해군 서면 서상리 구 수영장 부지에 연면적 2706㎡,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건립 중이다. 학생 숙소 4인실 38개, 감독과 코치 숙소, 학습실, 식당, 여가 공간 등이 마련됐다.

남해군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학교 운동부가 폐지 추세에 있고 지역 소멸도 가속화되고 있어 보물섬남해FC를 창단하게 됐다. 창단 초기부터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었고, 해외에서도 입단을 원하는 학생이 왔다”고 말했다.

남해 보물섬FC 클럽하우스는 단순한 숙소 제공을 넘어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 신체적·정서적 발달 공간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 남해군 제공 남해 보물섬FC 클럽하우스는 단순한 숙소 제공을 넘어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 신체적·정서적 발달 공간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 남해군 제공

그러나 의욕적으로 추진되던 보물섬남해FC 클럽하우스 조성 사업은 난데없는 교육부 반발로 암초를 만났다.

교육부는 지난 2003년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초등 축구부 화재 사건 이후 초·중등 합숙 훈련에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남해군에는 ‘학교의 장은 선수의 학습권 보장 및 신체적 정서적 발달을 위해 학기 중의 상시 합숙 훈련이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학교체육진흥법 내 조항을 근거로 클럽하우스 사업을 반대했다.

여기에 남해보물섬FC가 남해초와 이동중 소속 학생들로 구성돼 있어 원거리 통학도 아니며, 부모와 함께 전입해 생활하지 않으면 위장전입·학구위반 등 관련법 위반 소지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100억 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한 클럽하우스 공사가 좌초될 위기에 처하자 남해군은 문체부 등에 유권해석을 요청했고, 교육부를 상대로 설득에 나섰다.

결국 보물섬남해FC 클럽하우스는 훈련 중심의 ‘합숙소’가 아닌 교육과 병행하는 ‘기숙사’로 인정받아 교육부 허가를 얻을 수 있었다.

위장전입 문제 역시 기숙사에 주소지를 둔 학생이 전·입학 할 경우, 실거주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가 이뤄졌다. 남해군은 올해 초등부 통학구역 조정, 내년 중학구 조정 등을 통해 클럽하우스로 주소지를 이전하더라도 기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병행할 계획이다.

남해군 관계자는 “법령 해석과 제도 정비를 통해 대부분의 우려가 해소됐다”며 “앞으로는 이 시설이 남해를 대표하는 체육 인재 양성의 거점이자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운영·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클럽하우스는 공정률 99%로 현재 내부 집기류 비치 절차만 남았다. 남해군은 다음 달 5일 클럽하우스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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