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굿둑 수문이 3년 만에 2개 개방으로 확대됐다. 2022년 첫 개방 이후 하구 일대 생태계 복원을 고려해 수문을 추가로 연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지사는 지난달 말부터 낙동강 하굿둑의 수문 개방을 확대했다고 한다. 그동안 낙동강 하굿둑 좌안의 1~10번 수문 중 9번 수문을 대조기(한 달에 두 번 바닷물이 강물보다 높아져 역류하는 시기)마다 수 시간 열며 기수역을 조성해 왔는데, 2번 수문도 함께 개방한 것이다. 수자원공사는 2개 수문을 열지만, 기수역 조성 범위 변화와 갈수기 상류 상황에 따라 수문 개방을 조절한다. 이번 조치가 하굿둑 전면 개방을 위한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
1987년 낙동강 하굿둑 준공 이후 하구의 생태계는 급속도로 변했다. 참갯지렁이, 재첩 등 다양한 생명이 사라지고 하구 생태계는 단순화됐다. 낙동강의 자랑이던 재첩과 갈대가 줄고 새들의 먹이도 사라져, 철새들이 급격히 줄었다. 2010년 전후로 생태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면서 낙동강 기수역 복원 움직임이 시작됐다. 2015년 서병수 부산시장이 2025년 하굿둑 완전 개방을 선언했고, 지역에서 공감대가 커졌다. 2017년 대선 때 모든 후보가 하굿둑 개방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이후 하굿둑 상시 개방은 환경부 공식 정책이 됐고, 2022년 2월 현실화했다. 당시 생태계 복원을 통한 지속가능한 환경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기대가 많았다.
2025년 낙동강 하굿둑 수문 전면 개방이라는 부산시 계획과 비교하면, 이번 수문 추가 개방은 늦은 감이 있다. 3년 전 1개 수문 개방 이후 개방 확대가 지지부진했다. 바닷물 유입으로 인한 낙동강 하류 지역 농업·공업·생활용수 공급 차질 등 염분 피해 발생을 우려해 수자원공사가 매우 조심스럽고 더디게 진행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하굿둑 상시 개방 뒤 생태계 복원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낙동강 하구에서 방류한 연어가 하굿둑에서 70여km 떨어진 경남 창녕함안보 하류에서 발견되거나, 국제멸종위기종인 실뱀장어의 상류 이동이 증가했다. 숭어, 바다빙어, 은어, 농어, 점농어, 학꽁치 등 회유성 어종도 하굿둑 상류에서 발견됐다. 하구 생태계가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는 셈이다.
이번 수문 추가 개방의 의미는 절대 가볍지 않다. 생태계 복원 속도를 높이고, 낙동강 수질 악화를 개선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하굿둑 전면 개방의 조건인 대저수문이 2026년 완공된다고 하니 이에 앞선 단계적 확대로 평가된다. 낙동강 하굿둑 개방을 통한 생태계 복원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가치이자, 지역민의 염원이다. 낙동강 기수 생태계 복원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생태도시의 미래 가치를 보여주는 모델이 될 것이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 지속 가능한 생태도시 부산을 만들 수 있다. 낙동강 하구가 국내에서 유일하고 세계적으로 드문 하구 생태계 복원 사례로 빨리 자리매김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