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액 5조 육박… 외국인 고객 유치 공들이는 은행들

입력 : 2025-05-14 18: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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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체류 외국인 265만여 명
2년 새 대출액 60% 이상 급증
지방 근무 외국인 근로자 많아
부산은행도 외국인 특화 점포

14일 부산은행 김해금융센터 외국인 고객 전용창구에서 고객 응대를 하고 있다. 부산은행 제공 14일 부산은행 김해금융센터 외국인 고객 전용창구에서 고객 응대를 하고 있다. 부산은행 제공

국내 거주 외국인이 260만 명을 초과하는 등 인구 비중이 커지면서 ‘외국인 금융’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위축의 직격탄을 맞은 지방은행에서는 특히 더 외국인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부산은행은 김해시 부원동에 있는 김해금융센터에 외국인 고객 특화점을 신설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14일 밝혔다. 김해 지역 외국인 고객의 금융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 제고를 위한 차원이다. 김해금융센터는 김해 지역을 대표하는 부산은행의 핵심 점포로 거주 외국인 비중이 높은 지역에 위치했다. 부산은행은 해당 센터를 외국인 전용 금융서비스를 갖춘 특화 점포로 탈바꿈했다.

이번에 신설된 외국인 고객 특화점에서는 △외국인 고객 전용창구 △7개국 언어 통번역이 가능한 디지털데스크 △17개국 언어를 지원하는 AI 번역 시스템 △외국인고객 전용 테블릿PC △외국인 서포터즈 배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신식 부산은행 개인고객그룹장은 “부산·경남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다른 시중은행보다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대출상품을 만들었고 외국인 전용 수신상품도 있다”면서 “기존 외국인 영업을 해왔지만 전용창구를 만들어 더욱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은행에서 대출받은 외국인 수는 최근 2년 사이 60% 이상 급증했다. 대출액도 5조 원에 육박한다.

이날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지난해 말 기준 265만여 명으로 2022년 말 224만여 명보다 41만 명가량 증가했다. 전체 국내 인구 5168만 명 대비 5%를 넘어서는 숫자다. 부울경 지역 외국인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18만여 명으로, 경남 10만 2333명, 부산 5만 5805명, 울산 2만 7642명이다.

또 지난 3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신용정보원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20개 은행에서 신용 또는 담보로 개인대출을 받은 외국인 수는 2022년 말 기준 4만 9000여 명에서 지난해 말 7만 9000여 명으로 60%가량 늘어났다. 대출 금액도 같은 기간 4조 원대에서 4조 8000여억 원으로 20%가량 증가했다.

지방은행들은 몇년 새 외국인 확보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지방은행의 외국인 대출자 수는 4만 7154명으로, 같은 시기 시중은행 외국인 대출자 수(2만 6107명)의 1.8배 수준으로 배 가까이 많다. 2022년 말만 하더라도 시중은행이 지방은행보다 6300명가량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2년 만에 역전이 이뤄진 셈이다. 외국인 근로자 상당수가 지방에 근무하는 데다 줄어드는 인구와 축소되는 지역경제 사정을 고려했을 때 외국인 금융에서 신규 수익원 창출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금융권은 외국인 대출에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내국인에 비해 신용평가가 상대적으로 어렵고, 연체 위험성이 높으며 해외 출국 가능성 등 변수가 많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김용규 부산은행 경영전략그룹장은 “은행과의 거래 기업 근무자 우대, 자체적인 신용 평가 시스템을 활용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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