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노린 테러 위협 제보가 잇따르면서 방탄 유리막을 제작하고, 유세 현장에 풍선과 손거울이 등장하는 등 민주당이 후보자 경호에 힘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부산 흉기 피습 테러’를 두고 ‘국정원 배후설’이 나와 긴장감이 높다. 하지만 연일 후보자 테러 위협이 부각되자 확인되지 않은 테러 위협설은 시민 불안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전현희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은 14일 한 라디오에서 지난해 이 후보의 부산 흉기 피습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정권에서 테러에 관여한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사건) 현장에 국가정보원 요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왔다 갔다 했다는 제보들이 있었다”며 국정원 배후설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도 요구했다.
이 후보를 겨냥한 테러 위협이 현재진행형이라고도 짚었다. 전 위원장은 “당 제보센터나 의원들의 개별 문자, 전화로 구체적 내용의 제보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집권하는 게 쉽지 않다 보니, 이 후보 당선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 테러밖에 없다는 의견들이 많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근 “러시아제 저격용 총기가 반입됐다는 제보가 있다”며 이 후보에 대한 테러 시도를 의심, 경호 태세를 강화하고 나선 상태다. 테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방탄 유리막 제작, 전담 경호 인력 증원, 총기 관측 특수 장비 동원 등 후보자 경호 강화를 위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후보자 테러 위협 긴장감이 높아지며 유세 현장에도 이색 물품이 등장했다. 최근 사거리 2km에 달하는 고성능 저격용 소총이 국내 밀반입됐다는 제보가 접수되면서 지지자들은 푸른색 풍선과 손거울을 자발적으로 들고 나섰다. 흔들리는 풍선으로 저격을 막고 손거울로 햇빛을 반사해 저격수 조준점을 흐리겠다는 ‘시민 경호’ 방식이다.
연일 이어지는 테러 위협설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 방탄복을 입고 참석해 “아무도 자기를 해치려고 하지 않는데 스스로 피해자 프레임을 만들어서 방탄복을 입고 다닌다”며 “그런데 이 후보를 해치려는 사람 아무도 없다. 피해자가 아니다”라며 이 후보와 민주당의 ‘테러 대비’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를 둘러싼 엄격한 경호 태세는 대민 접촉을 줄이고 언론 노출을 최소화해 돌발 설화 리스크를 차단하려는 취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후보는 최근 신변 보호 등의 이유로 선거 유세 현장에서 취재진 질의 응답을 최소화하고, 지지자들과 악수 등 신체 접촉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