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14일 부산을 방문해 집중 유세를 펼쳤다. 향교부터 대학교, 유동 인구가 많은 서면 거리 유세까지 나서며 여러 세대를 두루 만나 소통하는 화합 행보를 부각했다. 이 후보는 자신이 보수 적자임을 강조하며 비상계엄과 단일화 내홍으로 흔들리는 부산 보수 지지층과 표심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을 공략했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동래구 부산시유림회관 방문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부산 방문 첫 행보로 전통과 예를 중시하는 향교를 선택한 것이다. 이후 곧바로 부산대에서 ‘학식먹자 이준석’ 행사를 진행해 젊은 층과 소통에 나섰다. 오후에는 범어사와 자갈치시장, 서면 거리 유세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이 후보가 예의가 없다’거나 ‘대통령이 되기엔 나이가 어리다’는 비판에 대응하듯, 각계각층을 두루 만나 소통하는 세대 화합 행보를 보였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하는 국민의힘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자신이 보수 적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계엄으로 국민을 위험에 빠트린 윤석열에 대해 모든 호의를 베풀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윤석열에 목줄 잡힌 정당”이라며 “이재명이 내세우는 포퓰리즘 급진 정책을 우려하는 유권자는 확실한 2등 후보 김문수가 아니라 파란을 일으킬 수 있는 이준석에게 표를 몰아준다면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트릴 수 있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세가 짙은 부산 지역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지역 맞춤형 공약도 쏟아냈다. 특히 이 후보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부산을 아시아 금융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중국 정부의 투명하지 못한 정책으로 홍콩이나 중국 상하이에서 본사를 옮기려고 하는 외국 증권사를 세제 혜택 등을 통해 적극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또 부산에 본사를 둔 증권사에 한해 증권거래세를 인하해서 많은 증권회사 본점이 부산에 올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규제가 적고 세금이 적은 곳으로 돈이 흐르게 돼 있다”며 “물이 높은 데에서 낮은 데로 흐르듯 세금을 낮춰 큰 물이 흐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이 후보는 △2본 활주로를 전제로 한 가덕신공항 건설 △북항 재개발지에 바다와 접한 야구장 건설 등 부산을 위한 구체적이고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 공약과 관련해 이재명 후보를 향한 견제구도 날렸다. 이재명 후보가 이날 발표한 HMM 부산 이전 공약을 두고 "(민주당 주도로 통과한)상법개정안 골자가 상장회사에 대해서 대주주나 경영진이 일반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하는 것을 규제하는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가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팔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