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조기 귀국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이란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란의 완전 핵 포기를 요구하며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다. 만약 미국이 이스라엘의 요청대로 이란 공격에 개입하게 되면 중동 정세는 다시 혼란 속에 빠져들게 된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17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SNS 트루스 소셜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지칭하며 “그가 숨은 장소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서 “지금은 제거하지 않겠지만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무조건 항복!” 이라는 글을 올려 이란을 압박했다.
G7 정상회의에서 하루 일찍 귀국한 트럼프 대통령은 90분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NSC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무기 지원 등 동참할지를 결정하는 회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에서 회의 결과를 통보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하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폭격하는데 미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미국은 중동 지역에 전투기를 추가로 배치하고, 이미 배치된 일부 전투기의 주둔 기간을 연장했다. 미국은 현재까지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에 방어적 조치를 취해왔고, 이스라엘로 날아오는 이란의 미사일 요격 정도만 참여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핵심 군사·안보 참모들이 사망하면서 이란 지도부는 혼란에 빠져있다. 현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은신 중으로, 초반 이스라엘의 공격 때 보복을 공언했던 것과 달리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제3국을 통해 휴전을 제안한 상황이다.
특히, 이스라엘의 대규모 사이버전으로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의 안보 위기를 겪고 있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이란 사이버 안보 사령부가 모든 정부 고위 인사들에게 휴대전화 등 통신 기기 사용을 금지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 직전 상태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지난 13일 이스라엘 역사상 최대 규모로 이란 공습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되기 직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는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이 핵확산금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결의했다. IAEA는 이스라엘이 이란 나탄즈의 지하 핵농축 시설을 직접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현재 이란의 영공을 장악했고, 앞으로 공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산 아래 위치한 이란의 심층 지하 핵시설 포르도 등을 완전히 파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직접적인 공격 참여가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이란 정부는 민간인을 포함해 지금까지 224명이 숨졌다고 밝혔고, 이스라엘은 자국 내 민간인 사망자가 24명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계 최대의 가스전인 이란-카타르 공동 소유의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이 공격받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극도의 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