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올해 안으로 침수가 우려되는 부산 지역 맨홀 1만 4000곳에 추락방지시설을 설치한다. 지난 14일 역대 6월 중 가장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부산 연제구의 한 거리에서 시민이 맨홀 아래로 빠졌다가 구조된 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부산시는 올 하반기 중으로 과거 침수 또는 범람 이력이 있는 중점관리구역의 맨홀 1만 4000여 곳에 추락방지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추락방지시설이 설치된 맨홀은 부산 전체 맨홀의 1.5%에 불과하다. 시에 따르면 부산 전역에는 약 17만 9000개의 맨홀이 설치돼있고, 그 중 약 1만 7000개가 중점관리구역에 있다. 추락방지시설이 설치된 중점관리구역 내 맨홀은 약 2700개다.
이번 조치는 지난 14일 오전 2시 34분께 부산 연제구 연산동 한 거리에서 30대 여성이 뚜껑이 열린 맨홀에 빠졌다가 구조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부산에는 1시간 동안 61.2mm가 내려 6월 기준 부산 시간당 최다 강수량 기록을 경신했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04년 이후 6월을 기준으로 부산에서 1시간 동안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것이다.
시에 따르면 당시 사고가 난 맨홀은 추락방지시설 설치가 의무화된 2022년 이전에 설치됐다. 환경부는 2022년 하수도 설계 기준을 개정해 중점관리구역 내 추락방지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새로 설치되는 맨홀에는 개정 기준이 적용됐지만, 기존 맨홀엔 적용되지 않았다.
맨홀은 도로가 신설되는 경우가 아니면 신규 설치되는 경우가 드물다. 부산 또한 17만 여개의 맨홀 대부분이 2022년 이전에 설치됐고, 따라서 추락방지시설이 설치된 곳도 일부에 불과한 상황이다.
시는 우선 중점관리구역을 중심으로 전수조사와 추락방지시설 설치를 완료하고, 나머지 시 전역의 맨홀에 대해서도 2026년부터 단계적으로 추락방지시설 설치를 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부산 등 남부지방은 오는 20일부터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장마가 시작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0일 새벽부터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 비가 내리겠고, 예상 강수량은 5~40mm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