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회담, 과거사 문제 언급 않아… 적극적 관계 개선 의지 반영

입력 : 2025-06-18 16: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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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이시바 30분 간 정상회담
한일 정상외교 첫 단추 평가
"앞마당 같이 쓰는 이웃" "의견 차 넘어서자"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17일(현지 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약 30분간 정상회담을 했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견고하고 성숙한 한일관계 기반 조성’에 공감대를 쌓았다. 이 대통령은 특히 실용 외교 원칙에 따라 일본과의 적극적인 관계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17일 이시바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30분 동안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한일 정상 간의 첫 회담은 밝은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는 평가다. 특히 양 정상은 회담에서 전략적 환경 속에서 한일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루고,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보다 견고하고 성숙한 한일 관계의 기반을 조성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를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집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규정하고 “국제통상환경이나 국제 관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서 가까운 관계, 또 보완적 관계에 있는 한국과 일본이 많은 부분에서 협력하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캐나다 출국 당일인 지난 16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행사 영상 축사에서도 같은 기조의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서 “격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양국은 함께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중요한 파트너”라며 “한일 관계에 안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발전이 이뤄지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과거사 문제는 꺼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일본과의 적극적인 관계 개선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대신 “작은 차이들, 의견의 차이들이 있지만 그런 차이를 넘어서서 여러 면에서 서로 협력하고 서로에게 도움 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 속에 지정학적인 이웃 국가끼리 협력·공조를 통해 국익을 우선시하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시바 총리도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거듭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올해는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대단히 기념비적인 해”라며 “얼마 전 서울에서 60주년 기념 리셉션이 열려 대단히 많은 분이 참석했다고 들었고, 이 대통령은 이번 회의 참석 때문에 리셉션에는 못 가셨지만 정말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메시지를 주셨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G7 정상회의에서 논의가 됐지만 국제정세는 정말 대단히 엄중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도, 중동에서도, 아시아에서도 그렇다”며 “이같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공통적인 요소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 협력과 공조가 이 지역, 그리고 세계를 위해 더 많은 도움이 되는, 그런 관계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시바 총리는 “지금 일본에서 간사이 엑스포가 개최 중이고 세계 곳곳에서 많은 분이 일본을 방문했지만, 한국에서 가장 많은 분이 왔다. 일본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국가도 한국”이라며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대통령과 저 사이, 정부 간, 기업 간뿐 아니라 국민 간 교류도 더 활성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국 정상의 과거사 문제 논의에 대한 질문에 “과거(사)라는 말이 아예 나오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과거라는 말이 나오긴 나왔으나 쟁점 위주로 얘기한 것은 아니며 ‘과거 문제는 잘 관리해 나가고 협력을 더 키워 미래지향적 관계를 꾸려 나가자’는 얘기들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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