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그루밍' 논란 웹툰, 드라마 제작도 무산…플랫폼 서비스는 전날 중단

입력 : 2025-07-04 18: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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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화면 갈무리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화면 갈무리

교사와 초등학생의 사랑을 다뤄 논란이 된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의 드라마 제작이 결국 무산됐다.


4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드라마 제작사 메타뉴라인은 이날 공지문을 통해 "최근 사회적으로 제기된 여러 우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의 기획 및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5년 제작된 원작 작품에까지 새로운 부담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작가님께도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변화하는 사회적 감수성과 흐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신중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건강하고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부터 2020년까지 레진코믹스 등에서 연재된 이 웹툰은 연인과 이별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게임 속에서 만난 캐릭터가 실제로는 자신의 초등학생 제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그러나 제목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사랑을 내세웠고, 작중에도 성인이자 교직에 있는 주인공이 미성년자인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에게 이성으로서 설렘을 느끼는 장면이 담겨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여성 캐릭터가 남성의 알몸을 몰래 불법 촬영한 후 공유하는 장면에 대해서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질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웹툰 제작사 씨앤씨레볼루션과 드라마 제작사 메타뉴라인이 영상화 판권 계약을 맺으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교원단체들은 일제히 문제를 제기하며 드라마 제작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달 1일 "창작과 예술적 독창성이라는 명분 아래 아동을 성적 대상화 하는 시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라며 "현실에서 벌어지는 그루밍 범죄의 심각성이 희석될 수 있다"라고 성명문을 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역시 2일 "성인인 교사와 초등학생 사이의 ‘설렘’ ‘감정 흔들림’ ‘위로’와 같은 장면은 자칫 연애감정으로 오독되거나 미화될 수 있다"라며 "이는 교육 현장 전체를 왜곡하고 교사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며 무엇보다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마저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독자들의 항의도 빗발치면서 네이버시리즈, 카카오페이지, 리디 등 주요 웹툰 플랫폼은 전날부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의 서비스를 중단했다. 현재 이들 플랫폼에서 해당 작품을 검색하면 '판매 중지된 상품 페이지', 판매 중이 아닌 작품과 회차는 이용할 수 없다'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내용·소재에 문제의 여지가 있다는 이용자 의견이 다수 있었다"며 "이용자 보호를 위해 중단했고, (서비스) 재개일은 정해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도 "이슈를 인지하고 발행처와 협의해 판매 중지했다"고 설명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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