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비치 남해 개장…민박·펜션업계는 ‘한숨만’

입력 : 2025-07-06 15: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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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 민박업체 1000곳 달해
경기 침체에 쏠비치 남해까지
애로사항 토로…대안 마련 절실

경남 남해군은 지난달 30일, 남해읍 청년학교 다랑에서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민박협회 간담회’를 개최했다. 쏠비치 남해 개장으로 인한 민박·펜션업계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서다. 남해군 제공 경남 남해군은 지난달 30일, 남해읍 청년학교 다랑에서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민박협회 간담회’를 개최했다. 쏠비치 남해 개장으로 인한 민박·펜션업계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서다. 남해군 제공

총 451실 규모 대형 호텔·리조트인 ‘쏠비치 남해’가 5일 경남 남해군 미조면에 문을 연 가운데 지역 민박·펜션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업체들이 폐업까지 걱정하는 가운데 군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남해군에 따르면 최근 남해읍 청년학교 다랑에서 장충남 군수와 지역 민박·펜션업체 간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지역 관광산업의 핵심 주체인 민박·펜션업계의 애로사항을 듣고 행정과의 협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남해군 민박·펜션업체는 지난해 기준 총 867곳으로, 허가를 받지 않은 곳까지 포함하면 1000곳이 넘는다. 업체 한 곳당 500명씩만 잡아도 연간 50만 명이 이용하는 셈이다. 실제 남해군 전체 산업 중에서 숙박·음식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21.6%로, 지역을 이끄는 핵심 축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지역 민박·펜션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타격, 대형 숙박플랫폼 회사와의 경쟁,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유례 없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수익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30~40%가 감소했고, 상당수 업체가 펜션을 매물로 내놨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쏠비치 남해까지 개장하면서 사실상 고사 위기에까지 내몰린 상태다.

쏠비치 남해가 지난 4일 개장식을 갖고 5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남해군 제공 쏠비치 남해가 지난 4일 개장식을 갖고 5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남해군 제공

유국군 남해군 펜션협회장은 “평일은 이미 손님이 사라졌고 그나마 주말 장사로 겨우 먹고살고 있는데, 쏠비치 남해 개장 이후로는 주말 예약도 없다. 이미 공실률이 80%에 달한다. 이렇게는 민박·펜션업계가 유지될 수 없다.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이들은 업계 전반의 고충과 요구사항을 한데 모아 남해군에 전달했다. 주요 요구사항으로는 민박업 전용 공유세탁소 조성이 꼽힌다. 소규모 농어촌 민박 농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민박 운영자의 세탁 시설 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다. 또 남해형 민박서비스 표준모델 개발·보급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이용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어메니티나 침구, 타올 등 응대 서비스를 표준화해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관광객 대상 인센티브 제공과 민박업 활성화를 위한 야간 관광 명소 개발, 낭만남해 플랫폼 민박협회 운영 위탁, 매출 신장·서비스 향상을 위한 전문 교육 실시, 지역 축제·행사 연계 프로모션 지원, 군수와의 정기적 간담회 개최 등도 요구했다. 당장 추가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없는 만큼 업계 전반의 서비스질을 높이고 홍보를 강화하자는 취지다.

남해군은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소관 부서별 실현 가능성과 예산 확보 여부 등을 검토해 순차적으로 제도 개선과 지원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남해군 관계자는 “민박업계와의 지속적인 간담회를 통해 실효성 있는 관광정책을 마련하고 현장 중심의 관광산업 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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