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HMM 기업 노조 관계자와 상견례를 갖는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한 HMM 본사 이전에 대해 노조 일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당 차원에서 먼저 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한 뒤 본격적인 설득 작업에 나선다는 생각이다.
9일 민주당 부산시당에 따르면 이재성 위원장은 이번 주 부산에서 HMM 해상노조, 다음 주에는 서울에서 육상노조와의 상견례를 계획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 차원에서 HMM 노조와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부산시당이 HMM 노조와 상견례를 추진하는 것은 본사 이전에 대한 직원들의 내부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앞서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부산을 찾아 HMM 본사 이전을 약속하며 “정부 지분이 70%를 넘는 만큼 정부 정책으로 이전을 추진하겠다”며 “노동자들을 설득해서 동의받되, 끝까지 안 하면 그냥 해야지 어떻게 하겠나”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에서 주로 근무하는 HMM 육상노조는 이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 지난달 “상장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정치적 폭력”이라며 “HMM 본사의 부산 강제 이전을 강력히 반대한다. 졸속 이전 추진 시 강력한 투쟁으로 대응할 것을 선언하며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지역 사회에서는 HMM 본사 이전이 무산되진 않을까 우려가 커졌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정부 측 지분이 70%가 넘긴 하지만 과거 산업은행 이전이 국회 설득과 노조·금융계 반발 등의 벽을 넘지 못해 무산된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엔씨소프트 전무를 지낸 기업인 출신인 이 위원장이 노조와 직접 소통에 나서 물꼬를 튼다는 전략이다. 본격적인 본사 이전 논의에 앞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직원들의 각종 애로 사항을 청취하며 조금씩 의견을 좁혀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