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119 구급장비 교체…고향사랑기부제 부산 첫 ‘지정 기부’ 추진

입력 : 2025-07-24 1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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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소화장치 교체도 추진
응급·화재 상황 대처 강화
내후년까지 27억 모금 목표

기부자 효능감·참여 제고 기대

부산시가 처음으로 지정 기부 방식으로 고향사랑기부금을 모금한다. 사진은 지난해 9월 부산시청 직거래장터에서 부산시가 방문객에게 고향사랑기부제를 홍보하는 모습.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처음으로 지정 기부 방식으로 고향사랑기부금을 모금한다. 사진은 지난해 9월 부산시청 직거래장터에서 부산시가 방문객에게 고향사랑기부제를 홍보하는 모습. 부산시 제공

2023년 고향사랑기부제 도입 이후 부산 지역 지자체에 쌓인 18억 원이 넘는 기부금이 활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부산일보 6월 30일 자 6면 보도)에 따라 부산시가 처음으로 사용 목적이 정해진 지정 기부 모금을 시작한다. 기부 시작 단계부터 사용 목적을 정한 기부를 통해 고향사랑기부의 기부 효용을 높이는 취지다.

부산시는 화재취약지역 주민자율소방함 교체 지원과 노후 119 구급 장비 교체 등 2개 사업의 예산을 고향사랑기부제 지정 기부 방식으로 마련한다고 24일 밝혔다. 지정 기부란 지자체가 추진하는 특정 사업을 선택해 기부할 수 있는 방식이다. 기금의 활용을 정하지 않고 지자체에 기부하는 일반 기부와 구별된다.

화재취약지역 주민자율소방함 교체 지원은 화재 시 작동에 10분 이상 걸리는 분리형 비상소화장치를 1분이면 바로 물을 뿌릴 수 있는 일체형 장치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호스 연결 등 과정에 드는 시간이 단축돼 초기 진화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는 부산소방재난본부(이하 소방본부)와 함께 분리형 비상소화장치가 설치된 화재취약지역 80곳을 사업 대상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불이 나기 쉬운 산림 인접 마을과 화재 시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고지대, 전통시장 등이 우선 대상이다. 이들 지역은 대체로 고령 인구 비율이 높아 화재 초기 대응이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노후 119 구급장비 교체 사업은 소방이 보유한 노후 구급장비를 단계적으로 교체하려는 계획이다. 기계식 가슴압박장비 11대, 고급형 자동심장충격기 21대가 우선 교체 대상이다.

두 사업은 시민의 안전과 직결돼 중요하지만, 그동안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추진이 미뤄졌다. 최근 잇따른 화재로 초기 진화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사업 추진에 힘이 실렸다. 부산시는 1년 단위로 모금액을 사업에 바로 투입해 성과를 즉시 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는 25일부터 연말까지 두 사업에 대해 각각 3억 2000만 원, 3억 6800만 원을 모금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아가 2027년까지 총 27억 여 원을 모금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이후 부산 지자체가 지정 기부 방식으로 고향사랑기부금을 모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시가 2023년부터 지난달까지 모금한 기부금은 약 16억 6259만 원이다. 이 가운데 사용처가 정해진 기금은 이달 들어 6개 사업 8억 500만 원 규모다.

부산시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이전에도 사업 발굴을 시도했지만 공익성 부족 등의 이유로 내부적으로 무산됐다”며 “이번 사업은 고향사랑기부제의 취지와 지정 기부 방식의 특성에 모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부산시가 처음으로 지정 기부 방식으로 고향사랑기부금을 모금해 노후 119 구급장비 교체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4월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대에서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주관한 다수사상자 발생 재난 대비 구급대응훈련 모습. 부산일보DB 부산시가 처음으로 지정 기부 방식으로 고향사랑기부금을 모금해 노후 119 구급장비 교체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4월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대에서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주관한 다수사상자 발생 재난 대비 구급대응훈련 모습. 부산일보DB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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