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또 방미길에 오른다. 이 대통령은 오는 23일 제80차 UN(유엔) 총회에 참석차 미국 뉴욕을 찾는다.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또다시 대면하는 것으로, 양국 정상의 두 번째 회담 성사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유엔 총회 고위급 회기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유엔 총회 고위급 회기는 매년 9월 셋째 주 화요일부터 약 1주일간 열린다. 193개 회원국 정상급 인사가 대거 참석하는 세계 최대 다자외교 무대”라고 소개했다.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으로 이번 유엔 총회는 국제사회 이목이 더욱 쏠릴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번 참석을 통해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글로벌 책임 강국’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는 다양한 외교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에 나선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극복 과정을 공유하고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글로벌 현안에 대해 우리 정부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안보리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유엔 총회 참석으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뒤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미국을 방문하게 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취임 후 두 번째 정상회담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유엔 총회 참석을 예고한 상황이다. 앞서 양국 정상이 첫 정상회담에서 대면한 만큼, 이번 유엔총회 기간 중 짧은 환담이나 약식 회담 등 형식으로 2차 회담이 성사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공동 합의문을 채택하지 않고, 무역 협상과 동맹 현대화 세부 조항 등을 매듭짓지 못한 만큼 약식이라도 양측의 회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선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대북 대화 재개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이른바 이번 ‘뉴욕 회동’에서 한 발 더 진전된 메시지가 나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더욱이 이번 유엔 총회는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전 외교 이벤트인 만큼, 이 대통령과 각국 정상들의 만남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여기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또한 유엔총회 참석이 유력해 한일 정상 또는 한미일 3국 정상이 나란히 서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한미일 동맹 강화, 협력 지속이 유엔 다자 무대에서 재확인되는 상징적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과 타국 정상과의 회담 여부에 “정상외교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아직은 구체적 일정을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