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 기조와 관련해 ‘중도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정당’을 표방해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수의 가치에 충실한 국민의힘을 만들겠다”면서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왼쪽으로 움직이는 보수가 아니라, 중도에 있는 분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보수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중도층 자체가 각종 변수에 따라 지지 정당을 바꿀 수 있는 가변적인 성향인 만큼, 보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정책적 유능함, 정부·여당의 실정에 대한 강력한 비판 등으로 중도층을 끌어올 수 있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전대 전까지 반탄(탄핵 반대) 입장에 서서 당내 찬탄 세력을 향해 ‘초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장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기존 노선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최근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에 계파색이 옅은 중도·화합형 인사를 기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당내 ‘정책통’으로 인정 받지만, 친윤(친윤석열)계 구 주류와는 거리를 둬왔다. 정희용 사무총장 역시 옛친윤계로 분류되지만 계파 색깔이 약하고 소속 의원들과 두루 관계가 좋은 편이다. 두 사람의 중용은 대안 야당으로서 정책적 차별성과 내부 화합에 방점을 찍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대신 장 대표는 강한 대여 투쟁에서 ‘보수의 가치’를 구현하려는 모습이다. 화합형 당직 인선 역시 대여 투쟁을 위해서는 단일대오 구축이 선결과제라는 인식이 바탕이 됐다. 여기에 효과적인 대여 투쟁을 위해 당 밖의 강성 지지층도 적극 껴안아야 한다는 게 장 대표의 생각으로 보인다. 그는 전한길 씨에 대해 “당 밖에서 싸우는 의병”이라고 표현했다. 당 내부서 우려했던 당직 기용 가능성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연대해야 할 우군이라는 점은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이질적인 두 집단 사이에서 장 대표의 ‘줄타기’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전 씨는 최근 “공천 청탁이 막 들어온다”며 당내 영향력을 은연 중 과시하는 모습이고, 강성 당원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얼마 전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석방을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장 대표를 지원한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당직 인선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는 분위기다. 조만간 장 대표의 당 운영 방식을 두고 내부 파열음이 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