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연대’ 강화? 사상 첫 북중러 3자 회담 성사될까 ‘관심’

입력 : 2025-09-02 18:33:46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중국 시진핑·북한 김정은·러시아 푸틴
전승절 열병식서 ‘3국 정상’ 결속 강조
3자 회담 성사 되면 신냉전 구도 형성
中 외교 부담에 실제 성사 가능성 낮아
2일 중러 정상회담 갖고 양자 협력 체결
美 일방주의 겨냥 “다자주의 강조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2일 오후 중국 베이징역 인근을 지나가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5번째로,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차 이뤄졌다. 로이터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2일 오후 중국 베이징역 인근을 지나가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5번째로,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차 이뤄졌다. 로이터연합뉴스

3일 열리는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와 그의 양 옆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란히 서 3국의 결속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번 전승절을 통해 미래전을 겨냥한 첨단무기를 보여 세를 과시하고 서방 주도 국제질서에 대항하는 모습을 연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북중러 3자 회담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전승절 북중러 만남 이후로 중국이 미국에 맞서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시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신 무기로 세 과시하는 전승절

중국이 2일 관영 언론을 통해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 열병식 행사의 세부 진행 순서를 공개했다. 중국중앙(CC)TV와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전체 기념 행사는 현지 시간 오전 9시부터 진행된다. 이번 전승절 열병식은 시 주석이 군을 사열하는 열병식과 각 부대가 톈안먼 광장을 행진하는 분열식 등 두 단계로 이뤄지며 약 70분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최신 무기를 선보이는 장비 대열은 이번 열병식에서 이목이 쏠리는 부분이다. 중국은 각종 첨단무기 전시를 통해 자신들의 군사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은 이번 열병식에서 극초음속·전략 미사일과 육해공 무인장비 등 차세대 무기 집중 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외신들 보도에 따르면 ‘괌 킬러’로 불리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둥펑-26의 개량형인 둥펑-26D,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되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둥펑-17, 극초음속 미사일 잉지-17과 잉지-21 극초음속 미사일, 열병식 예행 연습에서 공개된 초대형 무인잠수정 AJX002 등 미래전을 겨냥한 장비가 등장할 전망이다. 여기에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20S 등 신형 전투기가 나타날지도 관심사다. CCTV는 공중 편대에 포함된 무기 중 “많은 수가 모두 주목하는 스타 장비로, 일부는 처음으로 공개돼 우리 군의 공중 전투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북중러 3자 회담 이루어질까

국제사회는 이번 전승절 행사를 계기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그리고 김 위원장까지 포함한 3자 회담이 성사될지 주목하고 있다. 3국 정상은 서로 양자 회담은 가진 적 있지만, 아직 3자 회담을 연 적은 없다. 만약 이들 국가의 회담이 성사된다면 최근 정상회담으로 협력을 강화한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각을 세우는 신냉전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 안팎에선 북중, 북러 양자회담은 열릴 수 있지만 이들의 회담 성사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3국이 한데 묶이는 것을 우려했다. 3자 회담을 통해 북중러 3각 구도를 공고히 한다면 한미일과 대립 구도를 명확히 하는 것이기에 중국으로서도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향후 유럽 등 서방 국가와의 관계 구축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행정부에 맞서는 반미 연대 행보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인도, 이란 등 20개국 이상 정상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은 새로운 ‘다자주의 수호자’가 되겠다며 사실상 중국 중심의 국제질서 구축 의도를 드러냈다. 이번 SCO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서로 손을 잡고 웃는 상징적인 모습이 보도되기도 했는데, 중국은 미국이 각국에 부과한 관세 문제를 계기로 타 국가와의 연대를 넓히겠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번 SCO와 전승절이 국제 정세 전환점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단 해석도 나온다.

■중러 정상회담 “양국 관계 전례 없이 높아”

한편 시 주석은 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 일방주의를 겨냥 “중러 양국은 모두 주권 평등, 국제 법치, 다자주의를 강조한다”며 “중러 양국은 유엔·상하이협력기구(SCO)·브릭스(BRICS)·주요 20개국(G20) 등 다자 플랫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인류 운명 공동체 건설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환대에 감사를 표하면 “우리의 긴밀한 상호 작용은 러중 관계의 전략적 성격을 반영한다”며 “러중 관계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반파시스트전쟁에서 양국의 단결 협력은 신시대 러중 관계 발전의 튼튼한 기초가 됐다”고 평가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공동 관심사인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에너지·항공 등 20여 건의 양자 협력 문건을 체결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부산온나배너
영상제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