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바로 때린 적조… 양식어류 폐사 피해 ‘눈덩이’

입력 : 2025-09-05 08:00:00 수정 : 2025-09-05 10: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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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하동 하루 8~9만미 폐사
9일 만에 누적 피해 75만미 ↑
전남 조류 탄 과거와 다른 모습
하루 수백t 황토 뿌려도 역부족
통영·거제 확산 저지 총력전
수온 하락 맞춰 적기 대응 관건

지난 3일 경남 하동군에서 적조를 막기 위해 황토가 살포되고 있다. 하동군 제공 지난 3일 경남 하동군에서 적조를 막기 위해 황토가 살포되고 있다. 하동군 제공

경남 남해군과 하동군 해역에 발생한 적조로 양식 어류 폐사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폐사량이 하루 10만 마리에 육박하면서 누적 피해는 70만 마리를 훌쩍 넘겼다.

4일 경남도에 따르면 이날 기준 남해군과 하동군 양식장 50곳에서 넙치·숭어·감성돔·농어·참돔 등 양식어류 75만 5268마리가 적조로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남해군 양식장 29곳 69만 5348마리, 하동군 양식장 21곳 5만 9920마리다.

27일 첫 폐사 확인 후 9일 만인데, 하루 평균 8~9만 마리가 폐사하는 셈이다. 추정 피해액은 18억 4600만 원 상당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26일 경남 서부 연안에 적조 특보를 올해 처음 발령했다.

이후 남해와 하동 일대 양식장에서 매일 폐사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현재 진해만을 제외한 경남 전 연안이 적조 주의보 발령해역으로, 다른 경남 연안 시군으로 적조가 확산할 우려가 있다.

경남도와 각 지자체는 적조 기세를 꺾기 위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방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경남도는 주의보 발효 직후 대책 상황실을 가동하고, 현재까지 선박 1250척, 중장비 264대, 인력 2552명을 동원해 9400t의 황토를 쏟아부었다. 남해군의 한 어민은 “선박 스크루를 이용해 적조 물갈이를 하고, 쉴 새 없이 황토를 살포하고 있다. 하루 수백t의 황토를 살포하고 있는데 적조 제어가 쉽지 않다. 지금이라도 추가 피해가 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26일 경남 서부 연안에 올해 첫 적조 특보를 발령했다. 그러다 적조 밀도가 높아지고 진해만을 제외한 경남 전 연안에 적조 특보까지 내려지면서 그동안 피해가 없었던 다른 경남 연안 시군에도 비상이 걸렸다.

4일 현장을 찾은 박완수 경남도지사. 남해군 제공 4일 현장을 찾은 박완수 경남도지사. 남해군 제공

경남권 최대 어류 양식장 밀집 지역인 통영과 거제는 목전에 닿은 적조 확산 저지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앞서 지난 주말을 전후해 빠르게 세력을 불린 적조 습격에 거제 율포와 일운면, 통영 만지도 연안 양식장에서도 능성어와 고등어, 참돔이 일부 폐사하면서 떼죽음도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이후 오락가락하는 비에도 적조 생물 증식이 더딘 데다, 황토를 이용한 민관 방제도 제몫을 하면서 아직 본격적인 폐사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행히 날물(썰물) 때라 적조가 깊숙이 치고 들어오진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검붉은 적조띠가 양식장 주변을 맴돌고 있어 긴장을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통영시 관계자는 “아직 (폐사) 신고는 없지만 당장 눈에 보일 정도로 (적조띠가) 근접해 있는 데다, 내주 초 집중 호우 예보도 있어 언제든 세력을 불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적조는 남해군 연안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이 특징이다. 과거에는 전남 고흥·여수 외해에서 발생해 조류를 타고 남해안으로 확산하는 형태가 많았다. 때문에 적조가 확산하는 동안 남해군과 거제·통영시 등은 대책을 마련할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어장이 밀집한 남해군 연안에서 먼저 기승을 부리면서 어민들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내려가면서 맹렬하게 올라가던 적조 기세가 한풀 꺾였다는 점이다. 수산안전기술원 적조 예찰 결과 지난달 28일 적조 밀도는 바닷물 1mL 당 3000개체 정도였으며, 2일에는 최대 4420개체로 정점을 찍었다. 그런데 3일에는 2470개체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으며, 4일에도 비슷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남해군은 “수온이 조금 떨어지면서 적조 확산이 주춤하는 것 같다. 4일에도 3일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 이 시기의 대응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집중 방제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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