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피’는 어떻게 세계적인 아이콘이 되었나

입력 : 2025-09-15 09:00:00 수정 : 2025-09-15 14: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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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피 70주년 생일 기념전: 미피와 마법 우체통
포디움다이브M에서 11일 개막
미피 70년 역사·작품 세계 조망
네덜란드 딕 브루너 작가 재조명
6가지 ‘브루너 컬러’ 쓰임새 달라

부산 수영구 포디움다이브M에 열리고 있는 '미피 70주년 생일 기념전:미피와 마법 우체통' 전시장 모습. 16X16㎝의 정사각형 ‘스퀘어 북’(Square Book)이 전시되고 있다. 피플리 제공 부산 수영구 포디움다이브M에 열리고 있는 '미피 70주년 생일 기념전:미피와 마법 우체통' 전시장 모습. 16X16㎝의 정사각형 ‘스퀘어 북’(Square Book)이 전시되고 있다. 피플리 제공
70년 전 탄생 당시의 미피 캐릭터 그대로 모습과 날짜를 배경으로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김은영 기자 key66@ 70년 전 탄생 당시의 미피 캐릭터 그대로 모습과 날짜를 배경으로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김은영 기자 key66@

파란색(초창기 버전) 원피스를 입고 다니는 새하얀 토끼 미피가 올해로 탄생 70주년을 맞았다. 정확한 생일은 1955년 6월 21일로 그야말로 장수 캐릭터이다. 그런데 의외로 미피가 네덜란드 태생인 건 잘 모른다. 미피는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 그림책 작가인 딕 브루너(1927~2017)가 1955년 첫 출간한 그림책 시리즈의 주인공이다. 이 책은 50개 언어로 번역돼 8500만 부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

부산 수영구 포디움다이브에서 만날 수 있는 미피 캐릭터. 피플리 제공 부산 수영구 포디움다이브에서 만날 수 있는 미피 캐릭터. 피플리 제공

70번째 생일을 맞은 캐릭터 미피의 생일 기념전 ‘미피와 마법 우체통’이 지난 11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변 인근의 복합문화공간 포디움다이브M에서 개막했다. 이번 기념전은 단순한 축하를 넘어 미피의 70년 역사와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그동안 미피가 어떻게 사랑받아 왔는지 알 수 있다. 전시 전반에 드러나는 작가의 인간적이고 따뜻한 메시지는 왜 ‘작고 단순한’ 미피가 탄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는 ‘Less is more’(단순함의 미학)라는 철학 아래, 최소한의 선과 색으로도 풍부한 감정과 이야기를 담아냈다.

연도별 미피 변천사. 피플리 제공 연도별 미피 변천사. 피플리 제공

부산 전시는 미피 시리즈에 속한 다양한 모습과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한 미디어 콘텐츠와 인터랙티브 요소가 어우러진 체험형 전시로 꾸몄다. 또한 딕 브루너의 작업 과정과 철학을 소개하는 영상과 아카이브 그리고 네덜란드에서 온 실제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부산 수영구 포디움다이브M에 열리고 있는 '미피 70주년 생일 기념전:미피와 마법 우체통' 전시장 모습. 피플리 제공 부산 수영구 포디움다이브M에 열리고 있는 '미피 70주년 생일 기념전:미피와 마법 우체통' 전시장 모습. 피플리 제공
부산 수영구 포디움다이브M에 열리고 있는 '미피 70주년 생일 기념전:미피와 마법 우체통' 전시장 모습. 피플리 제공 부산 수영구 포디움다이브M에 열리고 있는 '미피 70주년 생일 기념전:미피와 마법 우체통' 전시장 모습. 피플리 제공

전시장은 총 6가지 편지 내용을 주제로 구성된다. 첫 번째 편지는 ‘사랑이 깃든 보금자리’이다. 미피의 집과 정원을 표현하는데, 가족의 따뜻한 품 안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란 미피는 세상을 향한 첫 모험을 꿈꾼다. 파란색 꽃무늬 원피스가 탄생한 날과 미피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부산 수영구 포디움다이브M에 열리고 있는 '미피 70주년 생일 기념전:미피와 마법 우체통' 전시장 모습. 피플리 제공 부산 수영구 포디움다이브M에 열리고 있는 '미피 70주년 생일 기념전:미피와 마법 우체통' 전시장 모습. 피플리 제공

두 번째 편지는 ‘함께 배우는 시간’이다. 집을 나선 미피가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서 어울리며 이해와 배려가 주는 기쁨을 배워 간다. 이런 세계를 작가는 여섯 가지 색으로 표현한다. 이른바 ‘브루너 컬러’이다. 빨강, 노랑, 초록, 파랑으로 시작해 갈색과 회색이 추가되는데 이들은 각각 고유한 의미를 가지고 조화를 이룬다. 예를 들면 주황색으로 자주 언급되는 ‘브루너 레드’는 따뜻한 가족과 행복의 색이다. 미피가 생일 원피스를 입었을 때나 할아버지를 위해 목도리를 만들고 있을 때 미피를 감싸고 있는 배경색에서 확인할 수 있다. ‘브루너 옐로우’는 포근한 실내와 즐거움의 색이다. 딕 브루너는 노란색이 차가운 인상을 주지 않도록 빨간색을 섞어 따뜻한 노란색을 만들었다. 이 외에도 ‘브루너 블루’는 후퇴하는 낯설고 차가운 색, ‘브루너 그린’은 풍요로운 자연과 생명의 색, ‘브루너 그레이’는 신중을 더한 동물의 색, ‘브루너 브라운’은 딸을 위한 확장의 색 등을 의미한다.

부산 수영구 포디움다이브M에 열리고 있는 '미피 70주년 생일 기념전:미피와 마법 우체통' 전시장 모습. 피플리 제공 부산 수영구 포디움다이브M에 열리고 있는 '미피 70주년 생일 기념전:미피와 마법 우체통' 전시장 모습. 피플리 제공

세 번째 편지는 학교를 지나 마을 광장에 다다른 미피가 한층 넓은 세상과 만나는 ‘세상과 만나는 리틀 스퀘어’이다. 뽀삐 아줌마의 레스토랑, 바바라의 케이크 가게, 장난꾸러기 크런티의 집이 나온다. 네 번째 편지는 ‘용기와 성장의 숲’으로 미피의 유령 놀이 등 푸른 숲에서 숨바꼭질과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 다섯 번째 편지는 긴 하루를 마친 미피의 꿈속 여행으로 ‘별빛으로 물든 꿈’이 펼쳐진다.

전시장 영상으로 만나는 딕 브루노 작업 모습. 김은영 기자 key66@ 전시장 영상으로 만나는 딕 브루노 작업 모습. 김은영 기자 key66@
스톱모션으로 제작된 다양한 미피 캐릭터. 피플리 제공 스톱모션으로 제작된 다양한 미피 캐릭터. 피플리 제공

마지막 여섯 번째 편지는 ‘영감이 머무는 방’으로 미피가 태어난 딕 브루너의 스튜디오가 자리하고 있다. 1959년 도입된 16X16㎝의 정사각형 ‘스퀘어 북’(Square Book) 형식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책에서 시작한 미피는 2D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거쳐 2015년 3D 시리즈 ‘미피의 모험’으로 확장됐다. 1953년 처음 출판된 딕 브루너 책은 직사각형이었다. 미피 에피소드는 34권이지만, 다른 캐릭터가 등장하는 책까지 포함하면 54권이 발간됐다.

전시는 내년 1월 11일까지 4개월 동안 이어 간다. 유료 전시로, 성인 1만 8000원, 청소년·어린이 1만 5000원, 경로·장애인 1만 원이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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