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복역 중인 가수 김호중(33)의 손편지를 공개하며 "잘못은 지울 수 없지만 반성과 새출발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3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감옥 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연휴"라며 "열흘 가까운 휴일 동안 운동·면회·편지·변호사 접견이 모두 중단되기에, 1년 4개월 넘게 구속 수감 중인 김호중 씨가 더욱 생각난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을 당시 김 씨와 같은 동에서 지낸 인연이 있었다"며 "좁은 공간에서 나눈 대화와 작은 배려는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얼마 전 아내와 함께 여주 소망교도소로 옮겨간 김 씨를 면회했는데, 얼굴이 유난히 맑아 보였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면회 자리에서 맹자의 말을 인용하며 "이 시련이 김호중 씨에게 내공을 다져 세계적인 가수로 설 수 있는 연단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고 밝혔다.
며칠 뒤 송 대표는 김호중에게서 손편지를 받았다. 편지에서 김호중은 "작은 선택이 큰 변화를 만든다"며 반성과 새 출발의 의지를 드러냈고, "짧은 면회가 긴 겨울 같은 시간을 버티게 해주는 불빛이었다"는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송 대표는 "편지 속에서 그의 진심을 읽을 수 있었다"며 "긴 겨울 끝에 얼음을 뚫고 올라오는 첫 꽃눈처럼 여리고 떨리며 피어나는 마음이었다. 잘못은 지울 수 없지만 새로운 출발을 향한 진정성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편지를 읽는 내내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고 작은 보람과 뿌듯함이 밀려왔다"며 "추석을 맞아 모든 분께 웃음과 평안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귀향길 운전 중에 김호중 씨가 추천한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서곡을 들어 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가수 김호중은 지난해 5월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량과 충돌한 뒤 도주하고,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까지 더해져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현재 여주 소망교도소에서 형기를 치르고 있다.
한편 송 대표 역시 올해 1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가, 지난 6월 보석으로 풀려나 항소심 재판을 이어가고 있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