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상회담 슈퍼위크 국익 위주 실용외교 진가 발휘할 때

입력 : 2025-10-27 0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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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일 경주 APEC서 세기의 담판 예고
의장국 리더십으로 각종 난제 풀어가길

말레이시아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6일 성남 서울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말레이시아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6일 성남 서울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세계 최강 미국은 중국 등 후발 경쟁국 급성장에 따른 위기 타개와 위상 강화를 위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확립된 ‘다자주의와 세계화’ 기조를 무시한 채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 관세 정책 등으로 촉발된 지구촌 갈등은 현재 무척 첨예하다. 신냉전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초강대국들의 새로운 질서 구축 경쟁에 휘말린 한국의 입지는 참으로 위태롭다. 이런 가운데 이달 말 경주에서 세계 정상들이 참석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 국익을 극대화할 절호의 기회다. 이재명 대통령이 실용외교 진면목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이 대통령이 26일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6일 말레이시아로 출국하면서 한국의 명운을 가를 ‘다자 정상회담 슈퍼위크’의 막이 올랐다. 아세안 정상회의에 이어 29일에는 한미정상회담이 예고됐다. 30일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 이 대통령의 한일정상회담이 개최된다. 31일부터 이틀간 본 행사인 APEC이 열린다. 이 와중에 30일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부산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그야말로 향후 세계 미래의 방향을 결정할 세기의 외교전쟁이 우리 앞마당에서 펼쳐진다. 내달 1일엔 한중 정상회담도 열릴 전망이다. 이 대통령이 다자 외교 리더십을 통해 세계 질서 격변기를 헤쳐갈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 관세협상을 유리하게 마무리하는 것과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일관된 의지를 미국과 중국에 전달하는 것이다. 미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면서 기존 안보 협력 관계를 약화시키지 않도록 하는 동맹 현대화 문제도 서둘러야 할 현안이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일종의 핵보유국이라고 발언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일 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도 큰 과제다. 국제사회의 난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양국의 파트너십이 절실한 시점이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우리 경제·외교·안보 환경도 격변할 전망이라서 이에 대한 유연하면서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중국 관련 과제도 산적하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우리 입장은 무척 복잡해졌다. 중국과의 관계를 정상화시켜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는 호혜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이 서해에 무단 설치한 해상구조물의 부당함은 반드시 지적해야 한다. 비록 불투명하지만 ‘북미 깜짝 회담’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필요하다. 복잡한 국제관계의 영향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격변하고 있다. 자국 이익을 앞세운 복잡한 역학 관계는 우리를 더 큰 위기에 빠뜨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격변기에 한국에서 APEC이 열리는 것은 절호의 기회다. 의장국으로서 외교 지평을 당당하게 넓혀 우리의 존재감을 세계에 널리 알리길 바란다.

금정산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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