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강력한 대출규제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전면에서 진두지휘하는 금융위원장이 자신을 둘러싼 이른바 ‘갭투자’ 논란에 대해 “굉장히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10·15 대책과 관련해 “갭투자를 차단해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갭투자로 성공해 강남에 살면서 대출규제로 이를 차단하는 정책을 내놓는 것이 신뢰성이 있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대책 관련해 금융위원장 주택에 대한 지적이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 질의에 “해외에 나갔기 때문에 국내에 체류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평생 1가구 1주택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개인 이억원에게 질의하는 게 아니라 공직자 이억원에 질의하는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제가 마음 깊이 새겨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2005년과 2013년 두 차례, 재건축 전인 아파트를 구입했으나 해외파견 등으로 실거주하지 않았다. 2013년 매입한 개포동 주공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이후 시세가 50억 원대에 달한다.
이 위원장은 또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대출규제가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된 만큼 갭투자 수요가 차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해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들이 이번 대책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주 기준으로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마지막 매수 심리가 작동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한편 KB부동산 조사 기준으로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전까지 기준으로 올해 들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이 발표한 10월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46% 오르며 1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 폭은 전월(0.82%)과 비교해 0.64%포인트 커졌고, 상승률은 올해 최고치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