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가을 단풍, 내년에도 볼 수 있길

입력 : 2025-10-28 10:14:01 수정 : 2025-10-28 13:22:50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긴 추석 연휴가 끝나고 어느새 10월의 끝자락, 완연한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가을 하면 특히 산을 물들이는 단풍과 억새가 떠오른다. 산마다 붉게 물든 단풍과 드넓게 펼쳐져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밭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산으로 향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 자연도 우리가 잠시만 방심하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 불과 몇 달 전인 지난 봄,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 등지에서 발생한 역대급 산불을 기억해보자. 당시 산불은 산림 피해 뿐만 아니라 31명의 인명 피해를 냈고 1만 9000여 명에 이르는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지금도 많은 이재민들이 집과 축사 복구에 힘쓰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 있다.

우리나라 산불 원인을 보면, 자연 발화보다는 성묘객 실화, 농산폐기물 소각, 등산객 담뱃불 등 사람의 부주의로 인한 산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 번 불이 나면 산림 피해는 물론, 복구에도 막대한 시간이 걸린다. 사라진 숲이 제 모습을 되찾기까지는 최소 30년이 걸린다고 한다. 산불은 단순히 나무를 태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며 토양의 영양분을 잃게 하고, 산사태나 홍수 발생 등 2차 피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이번 가을에는 지난 봄의 아픈 기억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의 선제적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거창한 예방 활동이 아니라도, 산을 오를 때 라이터 등 인화물질을 소지하지 않고, 허용된 지역에서만 취사·야영을 하며, 산림 인접 지역에서 논밭·쓰레기 소각을 자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서로가 선의의 감시자가 되어 작은 부주의로 큰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름다운 단풍과 억새로 물든 가을 산을 내년에도 다시 마주할 수 있기를 바라며, 모두 함께 가을철 산불 예방에 동참하길 당부드린다. 배기수·부산진소방서장


금정산챌린지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