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000 향하는 코스피, 기업 혁신 성장 뒷받침돼야

입력 : 2025-10-28 0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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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선 돌파 글로벌 증시 대표 주자로
경제 체질 강화 자본시장 발전 이뤄내야

2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앞줄 왼쪽 세번째)과 증권사 대표들이 코스피 지수 4000 돌파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앞줄 왼쪽 세번째)과 증권사 대표들이 코스피 지수 4000 돌파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대표 주가지수인 코스피가 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며 한국 자본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48%(58.20포인트) 오른 3999.79로 출발한 후 단숨에 4000선을 넘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57%(101.24포인트) 상승한 4042.83으로 장을 마쳤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타결 기대, 외국인 자금 유입, 뉴욕 증시 강세 등이 맞물린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10만 전자’ 고지에 첫발을 디뎠고, SK하이닉스도 53만 원대에 거래되며 ‘쌍끌이 강세’를 이어갔다. 코스피가 ‘만년 박스피’의 오명을 벗고 글로벌 증시 대표 주자로 나섰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한 것은 국내 상장기업 가치가 글로벌 기준에 비해 낮게 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구조적으로 해소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대해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바이코리아’ 물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특히 증시 활황을 주도하는 반도체 대형주들이 인공지능(AI)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따라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만큼,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날 지수 상승도 반도체를 비롯한 대형주 강세가 견인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전력기기, 소재·부품·장비 기업 주가가 동반 상승한 것이다.

코스피가 4000선을 넘어섰지만, 시장에 퍼지는 온기는 제한적이다.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다수 종목은 되레 하락세를 보이며 ‘빈익빈 랠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종가 기준으로 6월 20일 이후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1537개로, 같은 기간 상승한 종목 1104개보다 많았다. 지수와 체감 장세의 괴리로 인해 개미 투자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바이오 벤처기업 등이 상장된 코스닥은 20개월 만에 900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다. 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를 줄이고, 경쟁력을 지닌 혁신 기업들이 코스닥에서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증시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오천피’(5000포인트) 달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의 상승과는 달리, 지역 기업들이 현실에서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어렵다. 이러한 기대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주환원 강화 등 구조 개혁을 통해 안정적 투자 환경과 혁신이 활발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도 연구개발 투자 확대, 신성장 동력 발굴 등으로 경쟁력을 높여 주가 상승의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자본시장의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 경제 체질을 튼튼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오천피 달성’은 사상누각에 그칠 것이다.

금정산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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