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 CEO 서밋 행사차 15년만에 방한
이재용 정의선 회장만나 치킨에 소맥즐겨
“내일 훌륭한 소식과 여러 프로젝트 공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진행된 회동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삼성동 인근 깐부치킨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이 회동할 것으로 알려지자 상가 앞 도로가 취재진과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과 경주에서는 APEC 정상들의 모임이 한창인 가운데, 서울 삼성동에선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깐부치킨’에서 만난 일이 큰 화제로 떠올랐다.

30일 오후 7시 21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깐부치킨’에는 APEC CEO 서밋 참석차 한국을 찾은 젠슨황이 트레이드마크인 검정색 가죽재킷을 입고 나타났다. 젠슨황은 15년만에 한국을 찾았다. 정 회장은 후드티와 회색 패딩을 입고 나왔다.

이들은 5분가량 시민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식당으로 들어섰고, 곧이어 도착한 이 회장도 식당으로 들어섰다. 이 회장도 흰색 긴팔 티셔츠의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미리 소식을 듣고 나온 취재진들도 진을 쳤다.

젠슨황은 입장 전 기자들과 만나 “엔비디아와 한국은 발표할 내용이 많고, 이곳에는 훌륭한 파트너들이 있다”며 “내일 우리가 함께 진행 중인 훌륭한 소식과 여러 프로젝트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치킨을 정말 좋아하고 맥주도 좋아한다. 특히 친구들과 치킨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깐부(절친이라는 뜻)는 그런 자리에 딱 맞는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곧이어 이들 3인방은 거리 방향 가게 통유리 좌석에 자리를 잡았고, 황 CEO는 딸 매디슨 황이 준비한 일본 술 하쿠슈 2병에 직접 사인을 한 뒤 이 회장과 정 회장에게 전달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 신제품도 1개씩 선물했다.

시민들은 가게에 등장한 글로벌 경제계 거물들에 놀랍고 반가운 모습을 감추지 않았고, 황 CEO는 시민들에게 앉으라며 반갑게 인사했다.

테이블에 나온 메뉴는 치즈볼과 치즈스틱, 순살과 뼈 치킨 한 마리씩이었다. 테라 맥주와 참이슬 소주도 나왔다.

황 CEO가 옆 테이블의 ‘소맥’ 타워에 관심을 보이자 이 회장이 ‘소맥’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 회장이 “치맥 먹는 거 한 십년 만인 거 같아요”라고 하자, 정 회장은 “난 자주 먹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 CEO는 이 회장, 정 회장에게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했다.

정 회장이 소맥을 제의하자 황 CEO는 옆 테이블 시민들과 ‘치얼스’를 외치며 ‘원샷’으로 잔을 비우고는 ‘쏘 굿(So good)’을 연발했다. 세 명이 팔을 걸고 ‘러브샷’을 하는 장면도 나왔다.

‘이들 세명이 모이면 계산은 누가 할까’라는 궁금증의 대답은 이재용·정의선 회장 두 사람이었다.

이 회장이 “오늘 내가 다 살게요”라고 했으나, 시민들은 ‘젠슨 황’을 연호했다. 결국 젠슨황은 “오늘 모두 공짜”라며 식당의 ‘골든벨’을 울렸다.

이 회장은 가게를 떠나며 “좋은 날 아니에요? 관세도 타결되고 살아보니까 행복이라는 게 별것 없어요. 좋은 사람들끼리 맛있는 거 먹고 한잔하는 게 그게 행복”이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