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서 배운 생명의 가치, 학업 통해 전문성 높이고 싶어요”

입력 : 2025-11-05 18: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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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향 동의대 학생군사교육단 중사


양지향 동의대학교 학생군사교육단 소속 중사. 양지향 동의대학교 학생군사교육단 소속 중사.

“실전에서 배운 생명의 가치, 이제는 이론과 전문성으로 이어가고 싶습니다.”

전방의 긴박한 현장에서 수많은 생명을 지켜온 한 군인이 다시 학업의 현장으로 돌아왔다. 전 5군단 6사단 예하부대 응급구조부사관으로 근무했던 양지향 중사(동의대학교 학생군사교육단 소속)는 군 내 응급구조사로서의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식을 쌓기 위해 학업에 도전했다.

양 중사는 경북 구미대학교 국방의료과를 졸업하고 21살의 나이에 입대했다. 이후 약 6년간 전방 부대에서 의무부사관으로 복무하며 수많은 응급상황을 직접 마주했다. “군 현장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긴장의 연속입니다. 그 속에서 단순한 응급 처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절실히 느꼈고 더 깊이 배우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계기로 그는 응급구조사 1급 자격 취득을 목표로 주간위탁 과정을 통해 동의과학대 응급구조과에 입학했다. 군 복무 중에도 자기계발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그는 체력, 사격, 구급법, 정신전력, 화생방 등 전 분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특급전사에 선정되었고, 다수의 표창과 상훈을 받았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는 군 역학조사관으로 임명되어 감염병 확산 방지에 앞장서며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양 중사가 선택한 주간위탁 과정 제도는 현직 군 간부들이 근무 중에도 대학 교육을 병행할 수 있는 제도다. 그는 “군에서 체득한 경험을 이론적으로 정리할 수 있어 정말 도움이 된다”며 “다만 선발 인원이 제한적이라 더 많은 군인들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주간위탁을 위해 특별히 준비했다기보다, 맡은 임무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성실함이 지금의 기회를 만들어준 것 같아요.”

양 중사는 초임하사 시절부터 구급법과 TCCC(전투부상자처치) 전문교관으로 활동하며 상급부대 간부 및 병사들을 대상으로 응급처치 교육을 주도했다. 이러한 현장 중심의 실무 경험은 현재 동의과학대에서 배우는 수업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그는 “군에서 가슴압박을 중단하면 안 된다는 원칙만 가르쳤지만, 지금은 심장의 구조와 혈류 유지의 의학적 이유까지 이해하고 있다”며 “실무 경험과 이론이 연결되면서 수업 몰입도가 훨씬 높아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당시의 방역 임무 경험 또한 수업에 큰 도움이 되었다. “방역복 착용법이나 멸균 기기 사용 등 실제 임무 때 했던 행동들이 수업 내용으로 다시 등장할 때마다, 배움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양 중사는 응급구조과 커리큘럼 중 인체해부학과 생리학을 가장 흥미로운 과목으로 꼽았다. 그는 “군에서는 ‘어떻게’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배우고 있다”며 “응급처치의 의학적 원리를 이해하니 훨씬 깊이 있는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도 그는 명확했다. “응급구조사 1급 자격을 취득해 군으로 복귀한 뒤, 현장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전문의무부사관이 되고 싶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해외 파병에도 지원해 국제 재난 현장에서도 대한민국 군의 의료 전문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양 중사는 군 복무를 통해 책임감과 사명감의 진정한 의미를 배웠다고 말한다. “응급상황에서 가장 먼저 출동하고, 누구보다 침착하게 대응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보니 ‘끝까지 책임진다’는 자세가 몸에 배었습니다. 지금 학업에서도 그 태도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끝으로 자신에게 보내는 응원의 한마디를 부탁하자,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군에서,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비록 쉽지 않은 길이지만 한 걸음씩 꾸준히 나아간다면 반드시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 믿습니다. 앞으로도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진정한 응급구조사’로 성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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