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존과 피트 오즈월드 작가의 그림책 <나쁜 씨앗>(왼쪽)과 <착한 달걀>은 착하게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길벗어린이 제공
‘이 세상에서 참으로 바꿀 수 없이 필요한 것이란 바로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
지난달 세상을 뜬 국민배우 안성기가 아들에게 쓴 편지 내용이 우리 마음에 깊고 긴 여운을 남겼다. 개인의 성공이 최우선이 되는 시대에, 세상에 필요한 존재가 될 것을 당부한 그는 진정 좋은 어른이었다. ‘착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이 된다면 출판사 길벗어린이에서 나온 그림책을 추천한다. <나쁜 씨앗>과 <착한 달걀> 두 권 모두 조리 존이 쓰고 피트 오즈월드가 그렸다.
<나쁜 씨앗>은 아주아주 삐뚤어졌다. 안 씻고, 새치기하고, 거짓말하고, 조용히 하라면 더 떠드는 ‘삐딱한 씨앗’이다. 씨앗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오래 몸에 밴 습관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씨앗은 계속 노력하기로 했다. 여전히 얄미운 짓을 할 때가 많지만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고 다른 씨앗을 도와주기도 한다. ‘삐뚤어지고 싶을 때도 있지만 착한 마음이 들 때도 많아.’
<착한 달걀>은 처음부터 착했다. 늘 ‘타의 모범’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친구의 잘못을 바로잡고, 큰 일이 생기지 않게 막으려 애쓰다 보니 껍질에 ‘쩍’ 금이 갔다. 달걀은 의사에게서 “스스로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라는 말을 들었다.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 달걀은 마트를 떠났다. 혼자서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진 뒤 원래 모습을 회복한 달걀은 생각했다. ‘내 친구들에게 만큼이나 나 자신에게도 착한 달걀이 되어줄 거야.’
나쁜 씨앗과 착한 달걀을 보며 생각한다. 처음부터 착하지 않아도 괜찮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이, 그리고 실천이 중요하다. 또 착하게 살기 위해 나를 과하게 희생하고 부당한 일까지 참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남도 소중하게 대하는 법이다.
엘리너 파전이 쓴 ‘친절한 지주님’(계몽사·1975년)이라는 동화가 있다. 인정사정없던 지주 로버트 처든이 딸에게 “좋은 아빠”라는 말을 듣기 위해 선행을 베풀며 모두에게 좋은 사람으로 변해가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착하고 좋은 어른을 보며 아이가 삶의 태도를 배우듯, 순수하고 선한 아이를 통해 어른도 깨달음을 얻는다. 자신을 지키며 세상에 이로운 착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 아이든 어른이든 아직 기회가 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