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오른쪽)와 이언주 최고위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론’을 둘러싸고 민주당 지도부의 당권파와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이 공개 설전을 벌였다. 물밑에서 오가던 당내 계파 갈등이 합당 논의가 진전될수록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대표의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에 대해 일제히 비판했다. 특히 합당론을 띄운 정 대표가 당원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말하자 합당에 반대해오던 최고위원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정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저는 당 대표로서 합당 제안을 한 것이지, 합당을 결정하거나 합당을 선언한 것이 아니다”라며 “당원 토론 절차를 거쳐 당원 투표로 당원들의 뜻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때 약속드린 것처럼 ‘오직 당심, 오직 민심’만 믿고 가겠다”며 “당원의 명령에 따라가고 당원의 명령에 따라 방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최고위원은 “조기 합당은 민주당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 사안(합당)의 정치적 본질은 2인자, 3인자들이 판을 바꾸고 프레임을 바꿔 당권과 대권을 향하려는 욕망, 본인들이 간판이 되려는 욕망”이라고 저격했다.
전날에는 민주당 한준호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숙의 없는 통합은 또 다른 분열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며 합당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합당을 둘러싼 반발은 차기 당권 경쟁과 맞물리면서 합당 밀약설, 부채설 등 각종 의혹 제기로 번져나가는 모양새다. 지난달 29일 한 국무위원이 민주당 소속 의원에게 ‘밀약’을 언급한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공개되면서 밀약설이 거론되는가 하면, 일각에서 ‘혁신당 부채가 400억 원’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조국혁신당이 불쾌감을 표출했다.
민주당 내 갈등이 격화되면서 불씨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갈등으로도 번져나간다. 민주당 채현일 의원이 전날 SNS에서 조국혁신당을 저격하며 질의하자,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합당을 제안한) 민주당이 먼저 의견을 정하는 것이 상식이자 순서 아닌가”라며 “제발 당내 권력 투쟁에 혁신당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지적했다.
당내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 대표는 지방선거 승리 전략의 일환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대표는 “(혁신당과) 분열한 채 선거를 치르는 것보다 통합해 선거를 치르는 것이 하나라도 이익이고 승리의 가능성을 높인다”며 “2~3% 박빙의 선거에서 부지깽이라도 힘을 보태야 하는 것은 선거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