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 빼고 싶어도 장기전 발목 잡힐 수도 [중동 확전 일로]

입력 : 2026-03-02 18: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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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향후 시나리오

미군 사망에 “가혹한 타격” 공언
트럼프 “4주 정도 걸릴 것” 전망
장기전 땐 정치적 리스크 불가피
이란 새 지도부와 대화도 거론
미국 입맛 맞는 정권 수립 불투명
친이란 세력 포함 확전 가능성도

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이란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밝히며 중동의 혼란이 장기화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 내 정치 상황이나 대내외적 리스크를 고려하면 중장기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이란의 반격이 만만치 않고 친이란 무장세력이 전선 확대에 나선다면 단기 군사작전으로 끝내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적 파장, 11월 선거 리스크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두 번째로 공개한 영상 연설을 통해 미군 사망에 대한 보복을 공언하며 이란을 향한 군사 공격이 “모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의 반격에 희생된 미군 3명을 거론하며 “미국은 그들의 죽음을 복수하고, 기본적으로 문명을 상대로 전쟁을 해온 테러리스트들에게 가장 가혹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날 이스라엘과 함께 사흘째 이란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이란 역시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 기지 등에 대한 보복 공격을 지속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 발표 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지금까지 이란 해군 함정 9척과 해군 본부를 완전히 파괴했으며 이란의 주요 미사일 기지 등도 타격했다.

이번 군사작전으로 지금까지 미군 3명이 전사했으며 추가 희생이 있을 수 있다고 미국은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최소 수일간 이란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이란 공격이 일주일 이상은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큰 나라인 만큼 4주 정도, 아니면 그보다 짧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미사일 능력 약화와 주요 지도부·군 수뇌부 타격이라는 초기 목표를 상당 부분 달성했다고 판단할 경우 작전 종료를 선언하거나 이란과의 협상을 거쳐 상호 공격 중단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 기조 아래 대외 군사개입 최소화를 추구해온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방향성과도 부합하며, 이란 공격에 대한 국내 비판 여론과 사태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장기전으로 갈 경우 중동 정세 불안이 원유 공급 차질과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해상 운송 비용과 상품 가격 전반을 끌어올려 미국 내 물가와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다. 특히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20∼3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할 조짐이 보이면서 이에 따른 경제적 파장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미군 피해 역시 장기전의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고지도자 공백 상태인 이란이 향후 어떤 권력 체제를 구축하느냐도 주요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란 국민을 향해 “이 순간을 포착하고, 용감하고 대담하게 영웅적으로 나서서 당신들의 나라를 되찾으라”며 새로운 정권 수립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서방에 비교적 우호적인 새 정권이 들어설 경우 미국이 외교적 경로를 통해 핵 협상을 재개할 여지가 생기지만, 군부 강경파 등이 권력을 장악해 대미 적대 노선을 유지한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적 압박을 지속하거나 추가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란 전선, 대규모 항전 불가피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결코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장기전’에 휘말릴 가능성이 없다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움직임까지 보이는 이란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고 지도자를 잃은 이란은 현재 신정체제를 유지할 대내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당분간 상당한 규모의 항전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신정체제에 반대하는 이란 국민들을 돕는 것을 이번 작전의 명분 중 하나로 내세웠는데, 이란 내부의 상황도 트럼프 대통령이 발을 쉽게 빼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란 야권이 분열돼 있고 권력 공백을 메울 구심점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혁명수비대 등 군부 강경파가 권력을 장악할 가능성도 작지 않아, 미국의 기대처럼 친서방 성향의 새 정권이 수립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에 이란 핵·미사일 능력을 구조적으로 무력화하고 친서방 체제 전환을 유도하려면 단기간 공습만으로는 부족하며 일정 기간 군사적 압박과 작전 지속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기에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시리아 내 친이란 민병대 등 중동의 친이란 무장세력이 보복 공격이나 전선 확대에 나설 가능성도 변수로 지목된다. 이들 세력이 미군 기지나 이스라엘을 겨냥한 공격을 시도할 경우 미국이 동맹 방어와 억지를 위해 군사 대응 수위를 높이면서 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 실제 헤즈볼라는 이미 이스라엘을 겨냥한 보복에 돌입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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