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강답게 잘 흘러야 합니다. 맑은 물 확보도 시급합니다. 어깨가 무겁습니다.”
국가 물 정책의 컨트롤타워를 맡게 된 김좌관 국가물관리위원장은 지난 13일 “역할이 막중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역 간 물 갈등 해소와 낙동강 수질 개선, 4대강 재자연화 등 산적한 과제를 언급하며, “정치 논리를 넘어 실질적인 해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2019년 출범한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국가 물 정책의 목표 설정과 주요 정책의 심의·의결, 물 분쟁 조정 기능을 수행하는 물 분야 최고 민관 협의기구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공동위원장을 맡은 김 위원장은 “그동안 해양수산부·행정안전부·기후에너지환경부·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가 개별적으로 추진해 온 물 정책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지역 간 물 분쟁 해결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김 위원장은 “갈등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할 여지가 있다”며 “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석좌교수인 그는 부산·경남의 숙원인 ‘맑은 물 확보’ 문제를 대표적으로 꼽았다. 부산과 경남, 대구와 구미가 맑은 원수 확보를 둘러싸고 장기간 갈등을 겪어온 사안인 만큼 민감하면서도 해결이 시급한 사안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지자체 간 갈등을 조정하고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경남 창녕군 강변여과수 사업 등 주민 반대에 부딪힌 기존 취수원 다변화 사업은 갈등 중재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한편, 정부가 추친 중인 ‘2030년 낙동강 수질 1등급 달성’ 목표에 맞춘 추가 대책도 검토할 계획이다. 부산·경남 주민들에게 맑은 물을 공급하기 위해 ‘투 트랙 전략’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그는 “기후부와 부산시, 시민 사회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 좋은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 과제인 ‘4대강 재자연화’ 사업과 관련해서는 실용적 접근을 강조했다. 정치 논리에서 탈피해 국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방안을 찾겠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은 “낙동강은 하굿둑과 보가 있어 9개의 ‘다단계 호수’로 변했다”며 “흐름이 정체되면서 발생한 녹조 문제도 강의 흐름을 되찾으면 줄어들 거라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을 강답게 만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수질 개선책”이라며 정체된 수계를 다시 유수 상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가장 효과적인 해법으로 꼽았다. 그는 “물이 2주 이상 제대로 흐르지 않으면 녹조가 발생할 조건이 충분해진다”며 “유수 상태를 회복하는 것은 비교적 어렵지 않은 공법으로도 가능해 비용 대비 효과가 큰 수질 대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연재해 대응 체계 구축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홍수 위험을 총량 개념으로 관리하는 ‘홍수 총량제’ 도입과 함께 빗물저류조, 천변저류조 등 재해 대응 인프라를 대폭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뭄과 홍수를 줄이고, ‘그린 인프라’를 확대하는 동시에 지역 건설 경기도 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1990년부터 부산에서 33년간 환경공학 분야에 매진해 온 김 위원장은 부산수산대(부경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와 덴마크에서 연구를 계속했다. 그는 “물은 제가 평생 연구해 온 분야”라며 “국가 물 정책 최고 의사 결정기구에서 모든 역량을 쏟아내 책임 있게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