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량 적으면 신장 기능 더 악화… 신장병 환자, 과도한 단백질 금물

입력 : 2026-03-21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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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연구원·서울대병원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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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허리 근처에 있는 강낭콩 모양의 장기가 하루 약 180L(리터)의 혈액을 걸러낸다. 우리 몸의 ‘독소 필터’인 신장은 작지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이다. 세계신장학회와 국제신장재단연맹은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을 ‘세계 콩팥의 날’로 지정해 신장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올해 세계 콩팥의 날(3월 12일)을 맞아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해 시선을 끌었다.

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는 서울대병원 오국환 교수 연구팀과 함께 근육량과 신장병 환자의 신장 기능 관계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투석 전 단계의 국내 만성신장병 환자 1957명을 대상으로 약 6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만성신장병은 3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신장의 구조적 이상 또는 기능적 이상이 확인되는 경우 진단을 받는다. 만성신장병이 계속 진행되면 신장 기능이 정상 상태의 10~15% 이하로 떨어져 회복이 불가능한 말기신부전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만성신장병 환자에서는 근육량 감소가 일반인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라고 밝혔다. 만성 염증, 대사 이상, 요독 축적 등 다양한 요인으로 근육이 줄어들기 쉬운 상태가 되고, 근육 감소는 신체 기능 저하와 질병 진행과도 관련될 수 있다.

장기추적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근육량이 적은 환자는 근육량이 많은 환자보다 신장 기능 악화 위험이 약 4.4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육량이 가장 많은 그룹의 신장 기능 악화 발생률은 14.3%였고, 근육량이 가장 적은 그룹에서는 42.5%였다. ‘4.47배’는 앞의 두 수치를 다양한 요인으로 보정한 분석 결과치이다.

이를 통해 근육 감소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만성신장병의 진행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건강 지표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혈액검사만으로 계산할 수 있는 근감소 지표를 활용해 환자의 근육 상태와 신장 질환 위험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어 임상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근육이 줄면 신장도 위험해진다’는 것을 알았다고 해서 근육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보충제를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부산 좋은문화병원 신장내과 허수정 과장은 진료 현장에서 만나는 신장병 환자들이 자주 오해하는 부분 중 하나가 단백질 섭취라고 설명했다.

허 과장은 “적절한 단백질은 근육 형성과 면역 유지에 꼭 필요하지만, 신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단백질 파우더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신장 기능이 더 악화할 수 있다”라며 “걷기·수영·고정식 자전거 타기처럼 큰 근육을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운동이 바람직하며, 무리하지 않는 운동과 균형 잡힌 영양 관리가 근육과 신장 건강을 함께 지키는 기본이다”라고 조언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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