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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를 시작하고 2주 정도 지났으니 학생들도 새 학교, 새 학년에 어느 정도 적응을 했을 때이다. 살짝 긴장의 끈을 놓기 쉬운 시기지만 단체생활이라는 환경 속에서 계속 ‘안전 안테나’를 켜고 있어야 하는 일이 있다. 바로 감염병 예방이다. 동아대학교병원 신보경 가정의학과 교수에게 봄부터 초여름까지 유행하기 쉬운 감염병과 주의사항, 예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감기처럼 보여도 관찰 필요
부산시는 최근 5년간 소아·청소년기에 발생이 많은 수두, 백일해, 유행성이하선염, 성홍열 등이 매년 3월부터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19일 밝혔다. 수두와 유행성이하선염의 경우 3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4~6월에 환자 발생이 가장 많았다. 신 교수는 “이 시기 대표적인 감염병으로 수두,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 홍역, 인플루엔자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성홍열과 백일해도 영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다시 증가하는 양상이 보고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감염병에 취약한 이유는 단체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교실, 급식실 등 여러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환경에서 접촉 기회가 많아 감염병 확산 속도가 빠르다. 여기에 더해 학원·예체능 교육시설 등 학생들이 방과후에도 다양한 실내활동을 하는 환경도 영향을 준다. 신 교수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으로 예방접종을 일부 기피하는 현상이 존재하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거의 사라질 것으로 여겨졌던 백일해 같은 감염병이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대표적 감염병으로 수두, 유행성이하선염, 홍역, 성홍열, 백일해를 꼽았다. 이들 감염병은 초기에는 발열, 기침, 콧물, 인후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특징적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이 있기에 보호자의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수두와 홍역은 감기와 유사한 초기 증상 이후 피부 발진, 유행성이하선염은 귀 아래 침샘이 붓는 증상, 백일해는 점차 심해지는 발작성 기침, 성홍열은 목 통증과 함께 붉은 발진이 나타날 수 있다. 발진, 침샘 부종, 심한 기침이나 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의료기관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감염 예방, 가정과 학교도 같이
가장 기본적인 감염 예방법은 손 씻기와 기침 예절의 생활화이다. 외출 후나 식사 전후 비누를 이용해 손을 깨끗하게 씻고, 기침·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감염이 의심되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중교통 이용 자제 등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정에서는 예방접종 일정을 확인해 권장 백신을 제때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있을 경우 무리하게 등교나 등원을 시키기보다 먼저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감염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전염력이 있는 기간 동안 등교·등원을 제한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두는 모든 피부 병변에 딱지가 생길 때까지, 유행성이하선염은 증상 발생 후 5일까지, 홍역은 발진 시작 후 4일까지, 인플루엔자는 증상 발생 후 약 5~7일까지 전염 가능성이 있다.
학교에서는 교실이나 공용 공간을 자주 환기하고 개인 위생 습관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하다. 감염병 의심 증상이 있는 학생이 발생하면 보건교사나 학교는 신속히 상황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아이 의식이 처지거나 심한 탈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39도 이상 고열이 지속되는 경우, 호흡이 힘들어 보이거나 경련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빠른 회복과 면역 강화를 위해
감염병을 겪는 동안 몸에서는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다양한 사이토카인과 염증 매개물질이 분비된다. 염증 반응이 완전히 가라앉고 신체 균형을 회복하기까지는 충분한 휴식과 회복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감염병에서 탈출했다고 해서 바로 평소 활동으로 돌아가기보다는 몸 상태를 보며 서서히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이 좋다.
회복기에 ‘보양식’을 챙기는 경우가 많지만, 열량이나 지방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아 회복기 환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신 교수는 “생선, 달걀, 두부, 살코기 같은 단백질 식품과 채소, 과일 등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며 “식욕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경우에는 소화가 비교적 잘되는 부드러운 음식 위주로 조금씩 나누어 섭취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면역을 높이기 위해 특정 음식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이들이 많다. 신 교수는 일상적인 생활습관이 면역 기능 유지에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식사, 충분한 수면, 적절한 운동이다. 스트레스 관리와 휴식도 중요하다. 신 교수는 “고농도의 비타민을 꾸준히 복용하더라도 하루에 3~4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하고 계속 피로가 누적되는 생활을 한다면 면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건강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