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유 수출 제한’ 여부에 세계 촉각

입력 : 2026-03-24 18: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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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으로 수급 위기 확산
중국·태국 등 수출 제한 조치
수입 의존도 높은 국가들 비상
미 서부도 3분의 1이 한국산

중동 사태로 항공유 수급 위험이 확산되면서 한국산 항공유 수출 제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연합뉴스 중동 사태로 항공유 수급 위험이 확산되면서 한국산 항공유 수출 제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연합뉴스

이란 전쟁 영향으로 항공유 수급 위험이 확산되고 있다. 뉴질랜드, 베트남 등에서 운항 축소 등 불편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아시아의 핵심 ‘항공유 수출국’ 가운데 중국과 태국이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한국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로이터 보도 등에 따르면 베트남 당국은 최근 “중국과 태국의 석유류 수출 제한에 따라 4월 이후 항공유 부족에 따른 운항 감축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각 항공사에 경고했다. 베트남은 국내에서 소모하는 항공유의 3분의 2 이상을 수입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과 태국에 수입의 60%를 의존하고 있다. 베트남은 항공유 수입 대체선을 찾기 위해 한국이나 일본, 브루나이, 인도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새로운 공급처를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류의 90%를 수입하는 호주 역시 항공유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호주 정부는 약 30일분의 항공유가 남아 있다면서 석유류 소비 제한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항공유가 23일 분량만 남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호주로 향하던 유조선의 운항 취소도 발생했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한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출발해 호주에 입항할 예정이던 유조선 가운데 6척의 운항이 취소됐다.

호주와 마찬가지로 석유류 대부분을 수입하는 뉴질랜드는 항공유 재고가 약 27일 분량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 항공사인 에어뉴질랜드의 경우 최근 항공유 가격이 상승해 사모아행 항공편을 취소하는 등 대응에 나선 상태다.

아시아 지역에서 항공유 부족 우려가 높아지면서 한국의 수출 제한 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한국이 일부 휘발유와 경유 제품에 대해 수출 상한선을 뒀다”면서 “항공유에 대해선 내수용 공급에 우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은 항공유 주요 수출국이지만 원유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수입 원유의 상당량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다”고 지적했다. 항공유는 저장시설을 만드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품질 저하 문제로 장기간 보관도 어려워 원유 수급이 불안해지면 가장 먼저 가격이 오른다.

한국이 항공유 수출을 줄일 경우 아시아 주요 지역은 물론 미국 캘리포니아도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다른 지역에서 직결된 유류 수송 파이프가 없어 유류 수급에서는 사실상 섬과 같은 상태다. 로이터 등은 해운 데이터 플랫폼 케플러 등의 분석을 인용해 미국 서안 지역에서 지난해 일평균 5만 4000배럴의 항공유를 수입했고 이 가운데 3분의 1은 한국에서 수입했다고 밝혔다. 현지 전문가들은 한국에서의 항공유 수입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면서 워싱턴주 등 인근 지역의 정유시설도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 정유사의 주요 시장이 내수가 아닌 수출이어서 향후 수출 제한 여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항공유 생산량은 약 1억 5000만 배럴이었고 이 가운데 9000만 배럴이 수출됐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에 3649만 배럴이 수출됐다. 항공유 수출 대상 국가 2위는 호주(1406만 배럴), 3위는 싱가포르(933만 배럴), 4위는 일본(832만 배럴), 5위는 뉴질랜드(567만 배럴)였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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