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구에 살고 울산의 자동차 부품 공장으로 출근하는 엔지니어 A 씨. 그는 올해 처음으로 출퇴근비를 지원받을 예정이다. 매일 부산과 울산을 오가는 ‘광역 통근자’에게 부산시와 울산시가 예산을 마련해 6개월 간 매달 3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동백전’ 사용자인 A 씨가 근무시간 울산에 머무는 점을 감안해 ‘울산페이’에도 50만 원의 충전금이 지급된다. 행정통합에 앞서 부울경을 하나의 노동권역을 하나로 묶으려는 초광역경제동맹 간의 협업이다.
13일 부산시에 따르면 초광역경제동맹을 선언한 부울경은 올해 처음으로 시도를 넘나드는 광역 통근자 지원을 개시한다. 고용노동부의 신규 공모사업인 ‘광역 이음 프로젝트’에 참여한 부울경이 충북권, 경북권과 함께 예비사업자로 선정된 덕분이다.
올해 시범사업을 앞둔 광역 이음 프로젝트의 주 타깃은 자동차와 조선, 기계부품 등 부울경을 먹여살리는 이른바 ‘공통산업’ 근로자다.
현재 부울경 내 시도를 넘어 통근하는 인원은 18만 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통근 시간은 30여 분 수준이다. 사실상 하나의 노동시장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그런데도 부울경은 행정구역이 나뉘어 있는 탓에 관할 인력의 지원에만 신경을 썼다. 근로자도 마찬가지였다. 물리적 거리는 큰 차이가 없는데도 행정구역을 넘나드는 광역 통근에 거부감이 심했다. 매일 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광역 통근자가 즐비한 수도권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같은 현상이 고착화되자 가뜩이나 부족한 일자리와 인력를 서로 매칭시키지 못하는 ‘미스매칭(부조화)’은 더 심해졌다. 부울경 광역 이음 프로젝트는 이 부조화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과 울산, 경남이 함께 시도하는 첫 협업인 셈이다.
올해 광역 이음 프로젝트는 부산시가 총괄을 맡아 울산시, 경남도와 함께 첫 발을 뗀다. 시도별로 추경 등이 더해질 경우 사업비는 최대 120억 원까지 투입될 전망이다.
시범사업은 지역 내 인력 순환과 외부 인력 유입에 초점이 맞춰졌다. 앞서 언급한 공통산업 근무 광역통근자 1200명을 상대로 출퇴근비와 지역화폐가 지급된다.
공통산업의 핵심 연구인력에 대해서도 최대 400명까지 자산 형성을 위한 공제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연구인력이 부울경 권역 내에서 취업을 하고 2년 이상 머물 경우 근로자 본인과 기업, 지자체가 일정액을 각각 적립해 목돈을 마련해 주는 식이다. 지원 규모는 추후 최종선정 과정에서 확정된다.
일자리센터도 부울경을 온라인으로 이어 초광역 사이즈로 재구축한다. 그간 부울경의 개별 고용센터는 권한의 한계로 광역 단위 간 취업은 연결하지 못해 사각지대가 발생했었다. 이번에 부산시의 일자리정보망을 확장해 3개 시도가 함께 사용하는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한다.
이 같은 초광역경제동맹의 협업으로 기장과 양산을 잇는 자동차 부품 벨트, 강서·녹산에서 창원·거제로 이어지는 조선기계 벨트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모두 부울경 권역 내 청년층 기피로 인력난이 심화된 곳들이다.
광역 이음 프로젝트 사업은 행정통합을 앞두고 노동권역의 벽을 허물고 하나로 묶는 부울경의 첫걸음 격이다. 수도권에 맞서 부울경 내에서 자연스럽게 통근과 고용이 이뤄지는 하나의 노동권역을 구축하겠다는 발상이다.
부산시 김봉철디지털경제실장은 “부산에 없으면 경남에서 구하고, 경남에 없으면 부산에서 구하는 식으로 일자리는 공유할수록 커진다”라면서 “노동권역을 하나로 묶는 이번 사업이 행정통합에 앞서 부울경 간의 정서적 유대감을 한층 강화하는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