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수중 AI 데이터센터

입력 : 2026-04-13 18:08:43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세계 각 국가들이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특히 선두 주자인 미국과 중국은 AI 패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AI 패권을 거머쥐는 국가가 미래 국제 질서를 주도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는 AI 산업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설치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지상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려면 냉각과 유지를 위해 엄청난 양의 물과 전기가 필요하다. 나라마다 데이터센터 부지를 쉽게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것도 이런 이유다.

지상 데이터센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지구 궤도에 우주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100만 기의 인공위성 발사를 추진 중이다. 우주 AI 데이터센터는 태양광을 에너지로 구동되고 우주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복사 냉각 방식으로 열을 방출한다. 지상 데이터센터와 달리 별도의 수자원과 전력이 들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상하이 인근 해역에 설치된 해저 데이터센터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초로 해상풍력발전시설과 직접 연결, 부지 확보 문제와 전력·냉각 부담을 동시에 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우리나라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울산시는 최근 해양수산부 주관 ‘탄소제로 수중 데이터센터 표준 모델 개발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됐다. 실증 사업 대상지인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리항 앞바다는 연평균 수온이 13.3도인데다 차가운 물 덩어리인 ‘냉수괴’가 잘 발달해 냉각 여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울산시는 오는 2030년까지 511억 원을 투입해 탄소 저감형 수중 데이터센터 표준 모델을 개발, 성능 검증까지 마칠 계획이다. 이후 2031~2035년 5000억 원 규모의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를 운용할 예정이다.

AI 데이터센터 냉각 비용은 전체 운영비의 40%를 차지한다. 수중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경우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지상 데이터 센터는 또 냉각 한계로 서버를 무한정 늘리기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다. 따라서 수중 데이터센터는 향후 AI 산업 판도를 좌우할 미래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울산과 부산 등은 수심이 깊고 냉수대가 발달한 동해에 접한 지리적 이점 때문에 현재 수중 데이터센터 산업 최적지로 꼽힌다. 수중 데이터센터가 동남권의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천영철 논설위원 cyc@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