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신호, 끊지 않는다”… 부산생명의전화, ‘콜백’으로 다시 잇는 생명선

입력 : 2026-05-04 17:31:45 수정 : 2026-05-04 18: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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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소가 전화 거는 ‘콜백상담’ 본격화
지자체 협업 통해 고위험군 선제 발굴

부산생명의전화에서 상담원이 내담자와 전화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부산생명의전화 제공. 부산생명의전화에서 상담원이 내담자와 전화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부산생명의전화 제공.

24시간 전화 상담을 제공하는 위기 상담 전문 기관 부산생명의전화(1588-9191)가 사망 위기와 고립 가구에 대한 사후 관리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콜백상담소를 도입했다. 상담소가 위기 대상자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선제 개입과 지속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생명의전화는 지난달 27일 부산진구 부산생명의전화 사무실 내 ‘콜백상담소’를 개소했다고 3일 밝혔다. 콜백상담소는 단순 1회성 상담을 넘어, 사망 위기·고립 가구 대상 사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생명의전화는 콜백상담소 운영을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콜백상담소는 △상담 경력 5년 이상 △관련 자격증·학위 보유 △사망 위기 상담 교육 이수자 등 기준을 갖춘 전문 싱담원 약 20명이 투입된다. 상담 대상은 사망 위기뿐 아니라 고립·은둔, 우울감 등 복삽적 위험 요인을 가진 내담자까지 포함된다.

콜백상담소는 위기 발생 이후에도 내담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상담을 이어가는 ‘연속 지원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기존에는 내담자가 거는 전화에 생명의전화 측이 응답하는 방식 위주로 상담이 진행됐다. 이 경우 상담 종료 후 내담자 상태를 확인하거나 위기를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콜백상담소가 문을 열면서, 상담소 측이 위기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심층 상담을 진행하며 위기 관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절차는 내담자가 생명의전화에 전화를 거는 것에서 시작된다. 상담 과정에서 추가적인 위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상담원은 내담자에게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 제공 여부를 확인한다. 내담자가 이에 동의하면 해당 정보는 생명의전화 사무국으로 전달되며, 이후 콜백상담 대상자로 분류돼 후속 관리가 이뤄진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은 내담자가 정보를 제공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경우 후속 조치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생명의전화로 전화를 건 내담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생명의전화는 부산 해운대구청과 중구청, 복지 기관 등 지역 사회와 협업을 맺었다. 지자체나 복지 기관이 위기 사례를 발굴하면, 대상자의 개인정보와 위험도를 파악해 생명의전화에 콜백 상담을 의뢰하는 구조다. 이 경우 미리 전달받은 개인정보를 활용해 신속하게 개입할 수 있고, 위험도에 따라 맞춤형 상담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생명의전화가 콜백상담소를 도입한 배경에는 사망 상담 급증과 1회성 상담 체계의 한계가 자리한다. 생명의전화에 접수된 사망 상담 건수는 2021년 498건에서 지난해 899건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상담원이 112나 119에 신고해야 하는 응급 개입도 29건이나 이루어졌다.

사망 위기는 일회성 상담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고, 위기 이후 공백이 재위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콜백상담소는 내담자가 이 같은 위기 상황에 이르기 전 지속적인 상담과 관리를 통해 피해를 예방하는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생명의전화 관계자는 “콜백상담실은 내담자의 회복 과정에 끝까지 동행하는 구조를 만들어 실질적인 생명 보호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지역 사회와 협력을 강화해 사망 위기와 고립 문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지속 관리 체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109/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