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오는 9일 금정산국립공원에서 대규모 산악 마라톤 대회(이하 BUSAN 50K)가 개최되면서 문화재 훼손 등이 우려된다는 소식(사진·부산일보 5월 4일 자 10면 보도)이 알려지자, 행사를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부산그린트러스트 등 부산 지역 환경단체 10곳은 6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BUSAN 50K’ 개최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위법으로 점철된 행사의 강행은 국가유산 보호 의지의 실종을 의미한다”며 “국립공원공단은 대회 참가자의 국립공원 출입을 즉각 금지하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행사 주최사인 A 업체가 대회 준비 과정에서 문화재 보호에 필요한 사전 협의 절차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A 업체는 행사 개최에 앞서 국가유산청에 국가지정문화유산 현상변경 허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 절차는 국가가 지정한 문화유산 주변 환경이나 원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규모 행사 등을 하기 전에 반드시 허가받도록 하는 제도다. 문화유산을 훼손하지 않고 안전하게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장치다.
당초 이 대회의 50km 코스는 사적 제215호 금정산성의 사대문(동·서·남·북문)을 모두 지나도록 설계됐다. 그에 따라 A 업체는 국가유산청에 현상변경 허가 신청을 해야 했지만 하지 않았다. 대신 A 업체는 지난달 30일 금정산성을 지나지 않는 방향으로 코스를 수정했다.
이들 단체는 “A 업체는 시민들의 민원 제기로 위법 사실이 드러나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뒤늦게 코스 변경에 나섰다”며 “행사 강행 땐 공익감사 청구,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6일 A 업체가 변경한 코스에 대해 현상변경 허가 신청 필요성 여부를 검토했다. 국가유산청 측은 해당 구간이 서문으로부터 300m 이상 떨어져 현상변경 허가 신청이 필요없다고 판단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행사 개최 자체를 규제 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산악 마라톤 대회는 오는 9일 오전 6시에 시작돼 오후 7시에 종료된다. 참가자들은 부산 사상구 신라대학교 대운동장을 출발해 백양산과 금정산 능선을 따라 달린다. 코스는 12km, 24km, 37km, 50km 등 거리에 따라 4개로 이뤄졌다. 주최 측이 밝힌 참가자는 1500명이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