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주홍 문학관, 살아 움직이는 문학 현장 되길”

입력 : 2026-05-20 15:22:57 수정 : 2026-05-20 15: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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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아 전 이주홍문학재단 이사장
동래구청, 문학관 매입 공립화
리모델링 후 내년 4월 재개관
시민 일상 속 복합문화공간 희망

이은아 전 이주홍문학재단 이사장은 “이주홍문학관의 공립 전환은 예산과 인력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더 많은 시민이 문학관을 누릴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기 위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본인 제공 이은아 전 이주홍문학재단 이사장은 “이주홍문학관의 공립 전환은 예산과 인력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더 많은 시민이 문학관을 누릴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기 위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본인 제공

“이주홍 선생께서는 생전에 “문학은 사람의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새롭게 단장할 이주홍 문학관은 시민 여러분의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잠시 바쁜 일상을 내려놓고, 선생이 남긴 따뜻한 해학과 문학의 향기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이주홍문학재단 이은아 전 이사장은 이주홍문학관이 공립 전환 이후에도 시민들에게 문학을 향유하고 삶의 여유를 되찾는 장이 되길 기대했다.

이주홍문학재단은 부산 문학의 뿌리인 향파 이주홍의 문학 정신을 계승하고 예술적 유산을 보존·발전하기 위해 고인의 제자와 유족, 문인들이 뜻을 모아 2002년 설립됐다. 이 전 이사장은 “문학관을 운영하며 선생의 삶과 작품 세계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가교 역할을 해 왔다”며 “선생께서 평생 실천하셨던 ‘경계 없는 예술 정신’과 ‘인간 중심의 문학’을 오늘날의 언어로 시민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임했다”고 밝혔다.

이주홍문학재단은 문학관 공립화 절차의 일부로 지난해 9월 공식적으로 해산됐다. 2024년 12월 취임한 이 전 이사장은 문학관을 공립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만성적인 운영난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동래구청은 지난해 문학관을 매입했고, 리모델링을 거쳐 내년 4월부터 운영할 방침이다. 이 전 이사장은 “문학관을 서울로 옮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생전 선생의 애정이 각별했던 부산 동래구에 남기로 했다”면서 “공립 전환은 예산과 인력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더 많은 시민이 문학관을 누릴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기 위한 결단”이라고 전했다.

이 전 이사장은 이주홍의 딸이다. 이주홍은 딸에게 유쾌하고 사랑이 많았던 아버지로 기억된다. 그는 작품 구상을 할 때면 딸과 함께 동래구 금강공원을 거닐곤 했다. 이 전 이사장은 “아버지께서는 함께 걷던 딸이 힘들어할 때마다 재밌는 이야기를 지어서 들려주시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나중에 동화로 쓰였다”며 “나무 한 그루, 작은 풀 한 포기에도 관심을 두고 사랑스럽게 여기던 마음이 수많은 작품에 담겨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문학관이 다시 문을 여는 내년은 이주홍 타계 40주기이다. 이 전 이사장은 “선생은 아동문학부터 소설, 시, 희곡, 나아가 서화와 만화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우리 이웃의 아픔을 따뜻한 웃음으로 승화시키셨다”며 “<피리 부는 소년>이나<톡톡 할아버지>와 같은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약자에 대한 애정과 부조리한 현실을 향한 날카로운 풍자는, 갈등이 심화하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정신적 자양분”이라고 말했다.

2002년 처음 문을 연 문학관은 지난 20년 넘는 세월 동안 책과 서화 유품 등 자료 1만여 점을 전시하고 각종 세미나, 강연회 장소로 활용되며 지역 사회와 문학을 잇는 거점이 됐다. 또한 이주홍 어린이 문학상, 학생 백일장 등 대회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문학적 감수성을 불어넣는 영감의 장이기도 했다.

이 전 이사장은 내년에 재개관하는 문학관이 시민들의 일상에 스며드는 복합문화공간이 되길 바란다. 이 전 이사장은 “디지털 아카이브를 통해 선생의 작품을 입체적으로 체험하며 어린이들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문학관이 끊임없이 문학적 담론을 생산해 내는 ‘살아 움직이는 문학의 현장’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