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후계자 없는 부산 기업, 산업 승계 전방위 지원 주목

입력 : 2026-05-20 0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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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상의, M&A 활성화 업무협약 '
발굴·지원·성장' 선순환 체계 확립을

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지역 제조업 경영자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기업 승계를 하지 않는 2세들도 많아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2024 중소기업 가업승계 실태조사’에서 부산의 60세 이상 제조업 대표자의 비율은 3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후계자가 없는 부산 지역 기업은 4만 449개로 지역 전체 중소기업의 27.9%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 문제가 심화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 부산상공회의소 등이 지난 18일 ‘부산 중소기업의 지속 경영을 위한 M&A(인수합병) 활성화 지원 업무협약’을 했다. 지역 기업의 안정적인 세대교체와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민관의 전방위 지원이 주목된다.

이번 협약의 취지는 후계자가 없어 승계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중소기업의 M&A를 활성화하기 위해 총 200억 원 규모 정책자금을 조성해 인수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부산시는 2.0% 이차보전을 지원하고, 부산상공회의소는 부산중소벤처기업청과 함께 수요 기업 발굴과 홍보를 맡는다. 기보는 M&A 유형별 특화 보증상품을, BNK부산은행은 10억 원 특별 출연과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M&A는 친족 승계가 여의치 않은 중소기업이 경영을 이어갈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12월 ‘M&A를 통한 중소기업 승계 활성화 기반 조성 방안’을 발표하고, 제3자 승계 시장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이유다.

지역 제조업체 대표들의 자녀들이 가업 승계를 하지 않는 이유는 업종 전망이 불투명하거나 각종 규제와 구인난, 세금 문제 등 해결 과제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세들이 승계를 기피하면 기업을 매각하거나 폐업할 수밖에 없다. 기업 승계가 해결되지 않으면 고용 충격, 지역경제 위축 등 연쇄적인 파급 효과가 확산할 수 있다. 특히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승계 문제에 발목이 잡히면 파장은 더욱 크다. 경영자의 창업정신, 경영과 기술 노하우 등 무형자산이 함께 사라지고 기업 성장도 정체될 우려가 있다. 기업 승계는 단순한 재산 이전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와 고용을 유지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부산에는 중견·중소기업이 많은데 이들 기업 영속성은 지역의 미래와 직결된다. 기업 승계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고용과 투자를 통해 일자리, 기술, 세수가 유지·확대된다. 민관이 이번에 구축한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지역 기업의 승계 공백을 완화하고 유망 기업 발굴, 금융 지원,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원활한 승계를 지원하기 위한 ‘기업 승계 특별법안’을 여야가 발의한 상태다. 기업의 지속성과 일자리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에 정치권도 공감한 것이다. 기존의 가업 승계 중심 제도에서 벗어나 인수합병, 전문경영인 승계까지 포괄하는 기업 승계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