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었다. 해운대, 광안리 등 관광지는 어디라도 외국인 관광객 증가를 체감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얼마나 늘어난 걸까. 다른 지역에 비해 유난히 부산의 인기가 올라간 걸까.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통계는 기관별로 차이가 난다. 집계 방식이 달라서다. 부산시 발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부산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147만 5889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 늘어난 수치다. 부산시는 부산항과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에 '타지역 경유자'를 더해 통계를 낸다.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올해 1~4월 부산 방문 외국인 수는 534만 2009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372만 6065명)에 비해 43% 늘어났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렙은 SK텔레콤 가입자 정보를 이용해 하루 2시간 이상 부산에 체류한 외국인 방문자를 집계한다. 하루 방문자에 체류일이 곱해져 부산시 통계보다 수치가 크다.
두 기관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부산 외국인 관광객 40% 증가는 이례적인 수치다. 한국을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하다. 부산시 자료에 따르면 1~4월 한국 전체의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다. 부산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도 1~4월 전체 외국인 관광객이 24% 늘었다고 밝혔다. 이 역시 부산 외국인 관광객 증가 폭이 절반 정도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부산을 방문하는 비율도 독보적인 상승세를 보인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서 지난 1~4월 전체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부산 방문자 비율은 9.5%였다. 전년 동기 대비 1.4%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부산 방문 비율 증가는 전국 최고로 서울(1%P 증가)보다 높다. 전년 동기 대비 외국인 관광객의 지역 방문 비율이 늘어난 광역지자체는 부산, 서울, 제주(0.7%P 증가), 인천(0.1%P 증가)뿐이다. 경기도는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 비율이 1.2%P 줄었다.
부산시 통계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의 부산 방문 비율은 늘었다. 지난 1~4월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22%가 부산을 방문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19%만 부산을 찾아 3%P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부산의 인기가 올라간 사실이 수치로 확인된다.
외국인 관광객의 부산 방문과 관련해 주목할 사실은 항공 이용객 비율 증가다. 부산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김해공항을 이용한 비율은 40%였다. 올해는 공항 이용 비율이 42%로 2%P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의 부산 방문 비율이 약 2%P 오른 것과 일치한다. 반면 타지를 경유해 KTX 등으로 부산을 찾은 비율은 44%로 지난해와 같았다. 항만을 이용한 비율은 2%P 줄었다(16%→14%).
묘하게 일치하는 수치가 하나 더 있다. 지난 1~4월 우리나라 국제선 좌석 공급량 가운데 김해공항 국제선 좌석이 차지하는 비율은 12.1%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0.7%였다. 김해공항 국제선이 전체 국제선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P 증가한 셈이다. 이는 한국관광공사 통계에서 지난 1~4월 외국인 관광객의 부산 방문 비율 증가폭(1.4%P)과 정확히 일치한다. 2년 전과 비교해도 수치는 마찬가지다. 1~4월 한국의 국제선 공급에서 김해공항 비율은 2년 전에 비해 2.5%P 늘었다. 이 기간 외국인 관광객의 부산 방문 비율은 2.4%P 늘었다.
이 수치만으로 김해공항 국제선 확대가 외국인의 부산 방문 비율 확대를 이끈 원인인지는 알 수 없다. 원인과 결과를 바꿔도 설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김해공항 국제선 확대가 외국인 방문객 비율 확대에 선행한 것은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인천공항 일원화' 영향으로 국제선 운항이 크게 줄었던 김해공항은 2022년부터 국제선 좌석 공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022년 우리나라 전체 국제선 항공 공급량(좌석)의 5.9% 수준이던 김해공항 국제선은 2023년 9.2% 2024년 9.9% 2025년 11.2%로 늘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 기준 외국인 관광객의 부산 방문 비율은 2022년 6.1%에서 2023년 7.3% 2024년 7.7% 2025년 8.6%로 서서히 늘었다. 국제선 공급 비율이 먼저 늘어나고 외국인 방문 비율이 뒤따라 늘면서 두 수치의 간격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내국인 해외 관광을 위해 확대한 국제선 노선이 외국인 국내 관광을 이끈 셈이다. 국제선 노선 등 항공 서비스 확대는 지역의 관광 산업이 성장하기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이다.
김종우 서울경제부 부장 kjongwoo@busan.com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