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대 부산시의회 개원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의장 선출을 둘러싼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선인들 사이에서 의장 후보 단일화 방식조차 정리되지 않으면서 내부 이견이 노출되는 모습이다. 부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부산시장 선거 패배 이후 시의회가 전재수 시장 체제에 대한 견제와 감시, 협치라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의장직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의회 위상 실추와 시민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부산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의회 당선인들은 최근 의장 후보 선출 방식을 놓고 물밑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당초 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16일 당선의원 오리엔테이션 이전에 의장 선거 방향을 정리하고 단일 후보 추대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 있었지만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국민의힘 재선 당선인들은 의장 선거 과정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내부 결속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재선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공식 논의는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열린 재선 의원 회동 역시 참석률이 높지 않았고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의장 선거는 국민의힘 최다선인 3선 강무길(해운대4) 당선인과 이종진(북3) 당선인을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두 당선인 모두 전반기 의장직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당선인들과 접촉을 확대하면서 지지 확보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의장 선거 출마를 검토했던 일부 재선 의원들은 당내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최다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지세가 갈리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줄 세우기와 계파 갈등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재수 시장 체제 출범을 앞두고 시의회가 견제와 감시, 협치라는 본연의 책무는 뒤로한 채 내부 자리 다툼에만 몰두하는 모습으로 비칠 경우 시민들의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민의힘 재선 부산시의원은 “전재수 시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시의회가 먼저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의장 선거가 장기전으로 흐르거나 계파 갈등으로 번지면 의회 전체의 위상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 속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부산시당 중재 아래 이달 말 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당내 경쟁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의회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또 다른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은 “시민들이 시의회에 기대하는 것은 자리 다툼이 아니라 시정 견제와 민생 현안 해결”이라며 “의장 선출 이후에는 당선인들이 빠르게 힘을 모아 의회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10대 부산시의회는 다음 달 6일 첫 임시회를 열고 의장단과 상임위원회 구성을 마친 뒤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들어간다. 제10대 부산시의회는 전체 48석 가운데 국민의힘 37석, 민주당 11석으로 구성된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