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품은 부산… 차등전기료·방폐장 '말뿐인 대책'

입력 : 2026-06-18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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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일대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일대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기장군에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가 건설된다. 동남권 원전 밀집도가 더 높아지게 됐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불공정한 전기요금과 핵폐기물 불안을 감내한다. 정부가 원전 추가 건설과 더불어 안전하고 믿을 만한 에너지 정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18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전날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0.7GW(기가와트) 규모의 국내 첫 SMR 1기를 부산 기장군에 건설하기로 했다. 기장군에는 재가동에 들어간 고리 2호기를 포함해 현재 가동 중인 26개 국내 원전 가운데 5기가 모여있다. 여기에 2035년 완공을 목표로 SMR 1기가 추가로 건설되면 이미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부산의 원전 밀집도는 더 심화된다.

그러나 정부가 올해 상반기 시행을 약속한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는 아직 안갯속이다. 현재는 전력 생산량이 많은 지역이 전력 생산량은 적고 사용량은 훨씬 많은 수도권과 똑같은 전기 요금을 낸다. 부산의 전력 자급률은 지난해 기준으로 170%에 달한다.

앞서 정부는 2024년 6월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 시행에 따라 2025년 상반기에 도매요금 차등을, 2026년에는 소매요금 차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로드맵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공청회 일정은커녕 요금 설계 기준조차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전기요금 차등제 시행은 일러야 내년이 될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장관은 지난 2월 연내 도입 방안 공개와 산업용 우선 적용 방침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표심을 의식해 시행을 미루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만큼 전력 생산지 가까이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전기요금 인센티브를 주는 식의 에너지 정책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전 밀집 지역은 사용후핵연료 저장에 따른 위험도 감수해야 하지만,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영구처분 부지 문제도 기약이 없는 처지다. 정부는 ‘2050년 중간저장, 2060년 영구처분’ 로드맵을 세웠지만, 부산은 수년 내 저장 한계가 포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제정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올해에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연말에 부적합 지역과 기본조사 후보지를 공개하고, 내년 상반기 지자체를 대상으로 기본조사 대상지 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부산은 현재 고리원전 부지에 2030년 운영을 목표로 추진 중인 건식저장시설이 임시시설이 아니라 영구 방폐장이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한다.

부산연구원 남호석 환경·안전연구실장은 "부산은 5개 권역별로 전력 자급률을 기준으로 전기요금 차등제를 적용해줄 것을 요구해 왔다"며 "SMR 초도기 유치로 동남권 원전산업 생태계와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되는 한편으로, 기존 원전에 더해 새로운 원전 기술에 대한 주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안전 정책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