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고점 논란에 중동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국내 증시가 8일 ‘검은 수요일’을 맞았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90조 원에 육박하는 호실적으로 글로벌 빅테크 최고 기록을 세웠음에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을 놓고 증권가와 반도체 업계에선 피크아웃이냐 숨고르기냐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메타가 AI 클라우드 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메타의 신사업은 AI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제공해 수익화하겠다는 구상으로, 반도체 기업 입장에선 메타를 비롯한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컴퓨팅 자원이 남아돌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세가 꺾일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지면서 지난 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9.06%, 14.57% 폭락했다. 7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 후에도 이틀 연속 두 기업의 주가는 빠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건스탠리는 지난 6일(현지시간) 하이퍼스케일러를 포함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분야로 투자가 이동하면서 반도체주의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모건스탠리는 대주주가 일본 미쓰비시UFJ파이낸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비관적 분석과 전망을 내놓아 주가를 자주 흔들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주가 변동성 확대가 메모리 수요의 피크아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메타만 봐도 이번 사업 계획과 별개로 기존의 투자 확대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내년까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호조 등 펀더멘털도 강하기 때문에 이번 하락세는 도약을 위한 숨고르기라는 분석이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