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에 부산은행이 부산시와 협약을 맺고 부산 지역 부산은행 영업점 159곳에 ‘우리동네 기후 쉼터’를 운영한다. 5일 부산 동구 수정동 부산은행 수정초량금융센터 출입구에 ‘우리동네 기후 쉼터’ 안내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박 모(71) 씨는 연일 이어지는 불볕더위를 피하기 위해 집 근처 은행 앞을 서성이다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은행에 들어가 앉아 있으면 눈치가 보이는 데다, 은행 영업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다. 하지만 ‘우리동네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부산 지역 부산은행 영업점과 KT 매장 등은 시민 누구나 들어가 냉방시설로 더위를 식히고 쉬어갈 수 있는 공식 폭염 대피 공간이다. 부산시와 지역 은행권·유통업계는 우리동네 무더위 쉼터가 누구나 눈치 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활용을 당부하고 있다.
5일 부산시와 지역 금융권·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부산 지역에는 은행 영업점과 통신사 매장, 대형마트 등 총 833곳의 우리동네 무더위 쉼터가 운영되고 있다. 우리동네 무더위 쉼터는 기존 공공기관 중심의 무더위 쉼터를 민간으로 확대한 생활밀착형 휴식 공간이다. 주요 상권과 버스정류장, 횡단보도 인근 등 시민들의 생활 동선 가까이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7월 KT 부산경남광역본부와 협약을 맺고 도심 접근성이 좋은 KT 매장 139곳을 무더위 쉼터로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올해 6월에는 부산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부산은행 부산 지역 전 영업점 159곳을 무더위 쉼터로 추가 지정했다. 현재는 KT와 부산은행을 비롯해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NH농협,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이마트 등과 협력해 지정된 영업점과 점포를 무더위 쉼터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참여 기관의 모든 영업점이 대상은 아니며, 부산시와 협약을 맺은 지정 지점만 시민들에게 무더위 쉼터로 개방된다. 무더위 쉼터 운영 현황과 위치는 ‘부산안전ON’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용 방법은 어렵지 않다. 영업시간 중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가 냉방시설이 갖춰진 공간에서 잠시 쉬며 더위를 피할 수 있다. 출입구에는 ‘우리동네 무더위 쉼터’ 또는 ‘우리동네 기후 쉼터’ 안내 스티커를 부착해 시민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부산은행은 다른 시중은행이나 상호금융기관, 대형마트 등에 비해 많은 영업점을 강점으로 무더위 쉼터 운영과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하절기에 한정해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를 최근 연중 생활밀착형 안전공간으로 운영 체계를 전환했다. 여름철 폭염 피해 예방뿐만 아니라 겨울철 한파나 이상 기후 시 대피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무더위 쉼터로 운영되는 영업점마다 출입구에 안내 스티커를 부착해 누구나 편하게 무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알리고 있다”며 “접이식 부채 1만 개는 무더위 쉼터에서 이미 배포를 끝냈으며, 기존에 제공했던 생수는 주변 상권 보호를 위해 제공하지 않는 대신 탈수 예방 등을 위해 은행 내 정수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BNK금융그룹은 부산은행 영업점을 무더위 쉼터로 개방하는 동시에 폭염 대응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부산시,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부산 지역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선풍기 2000대를 지원했다. 경남은행은 취약계층의 여름철 에너지 비용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4360세대에 에너지 바우처를 지원했으며, 배달·택배 종사자와 대리기사 등 이동노동자들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창원·김해·양산·진주와 울산 지역 이동노동자 지원센터에 생수 1만 5000병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5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올해 온열질환 사망자는 21명으로, 지난해보다 1명이 늘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8월 4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총 2441명이며, 사망자는 21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20명을 넘어선 수치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