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와 BIFC(부산국제금융센터) 일대 모습. 부산일보DB
수도권에 밀집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정책이다. 2019년 완료된 1차 이전 이후 내년부터 본격화할 2차 이전의 방향성을 놓고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것은 그 때문이다. 아직 2차 이전의 대상과 장소 등이 확정되지 않은 지금은 그 고민의 초점을 제대로 맞춰야 할 시점이다. 초점은 우선 기존에 진행된 1차 이전의 결과와 효과를 분석하는 데부터 맞춰지는 것이 타당할 터이다. 때마침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이에 대한 냉정한 분석을 내놓았다. 그 분석은 공공기관이라는 희소한 자원을 10개 혁신도시로 골고루 나누는 데 주력한 1차 이전의 방향성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파급효과와 혁신도시 거점화 방향’ 보고서에서 공공기관 이전 이후 혁신도시들의 인구 유출입 결과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각 혁신도시들은 2010년대 중반까지 수도권으로부터 인구 순유입이 발생했으나 이후 급감해 3년 전부터는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일자리 창출 면에 있어서도 서비스업 고용 증가만 도드라질 뿐 그 공간적 파급 범위도 혁신도시 소재 읍·면·동으로부터 약 10km를 넘어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 골고루 배치해 놓은 혁신도시들의 산업적·공간적 파급효과에 뚜렷한 한계가 드러났다는 산업연구원의 결론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이 같은 결론을 토대로 산업연구원은 공공기관 이전을 위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안한다. 전국에 흩어놓은 혁신도시들의 공공기관 이전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자원이 너무 분산됐기 때문이므로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산업연구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아예 광역시 등 인프라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공공기관을 이전해야 인구 유입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유리하다고까지 지적한다. 사회적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곧잘 언급돼 온 ‘선택과 집중’을 공공기관 이전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뜻이라 할 것이다. 공간적 파급효과를 통한 지역 균형발전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는 더더욱 이 같은 방향성이 필요해 보인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목적은 전국에 공공기관을 골고루 흩어놓는 것이 아니다. 공공기관이 이전한 혁신도시에 집적경제를 창출해 지속적 성장을 이룸으로써 지역 균형발전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게 목적이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혁신도시가 공공기관 밀집의 장점을 내세워 기업 이전이나 신·증설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이는 인프라 접근성이 높고 인력 공급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지역이 아니고선 쉽지 않은 일이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이 같은 방향성을 토대로 진행돼야 마땅하다. 아울러 이전 대상지가 되려는 지역도 인프라 조성과 집적경제 창출을 위한 잠재력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