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어유치원 ‘돌연 폐업’ 막막한 원생들

입력 : 2026-09-08 18: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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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날 통보… 60여 명 피해
1인당 900만~1700만 원 선납
채무도 10억대 추산 환불 불투명

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일보DB

전국에 가맹점을 둔 영어교육 브랜드의 부산 한 영어유치원이 갑작스럽게 운영을 중단하면서 원생 60여 명이 갈 곳을 잃었다. 일부 학부모는 1년 치 수강료를 미리 냈지만 환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 피해가 커질 전망이다.

8일 학부모와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부산 동래구 A어학원 동래캠퍼스는 이날부터 수업을 중단한다고 지난 7일 오후 7시께 학부모들에게 공지했다. 학원 측은 이날 오후 5시께 ‘긴급대책위원회’를 연다며 학부모들을 소집했고 약 2시간 뒤 “다음 날부터 운영을 중단한다”고 공식 통보했다.

이른바 ‘영어유치원’ 형태로 운영된 이 학원 유치부에는 원생 60여 명이 다녔고, 초등부도 함께 운영했다. 갑작스럽게 유치원이 문을 닫으며 원생들은 갈 곳을 잃게 됐다.

수강료를 선납한 학부모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준 피해 대응을 위해 모인 학부모는 총 24명이다. 이들이 선납해 돌려받아야 하는 금액 추정액은 1인당 최소 900만 원에서 최대 1700만 원에 달한다. 한 학부모는 “학원 측에서 지속적으로 선납을 권유하기에 1년 치를 미리 냈다”며 “학원에 경영상 어려움이 있는 줄 알았으면 그런 선택을 했겠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A어학원은 학원비 11개월분을 선납하면 1개월분을 무료로 해주겠다며 학부모들에게 선결제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불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학원 대표는 학부모들에게 오는 12월 31일까지 빚을 갚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학부모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현재 통장에 2만 원밖에 없어 언제 어떻게 학원비를 돌려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와 차량 기사 미지급 임금, 인테리어비, 임대료 등 채무를 합치면 전체 채무 규모는 10억 원을 넘을 것으로 학부모들은 추산했다.

폐업 이유를 두고 학원 측은 건물주로부터 오는 17일까지 건물을 비워달라는 요구를 받은 데다, 채무가 누적돼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 임대료가 1800만 원에 달하고, 건물주가 학원 대표와 상의 없이 학원이 입주한 3층을 임대 매물로 내놓는 등 갈등이 있었다는 것이다.

전국 프랜차이즈 영어교육 브랜드 가맹점인 이 캠퍼스는 올해 초 문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개원 6개월여 만에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게 된 셈이다. 다만 학원 측은 수업을 중단한 뒤에도 관할 교육청에 폐원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다.

부산시교육청도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섰다. 시교육청은 피해 학부모들에게 지급명령 신청 등 민사상 구제 절차를 안내하는 한편, 추가로 취할 수 있는 행정 조치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원 측과 연락이 닿지 않아 현장을 확인할 예정”이라며 “해당 학원은 중도 퇴원생 수강료 환불 문제로 이미 여러 차례 민원이 접수된 곳”이라고 말했다.

〈부산일보〉 취재진은 학원 측 입장을 듣기 위해 A어학원 대표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급한 일이 있어서 끝나고 이야기하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 이예슬 기자 y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