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부산 동구 주택가에 방치된 빈집들의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지역 소멸 위험을 마주한 부산 원도심 4개 구(동·서·영도·중)가 공동으로 겪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화·관광 분야부터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한 뒤 주차·이동 편의, 빈집·유휴 공간 정비 등으로 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용역 결과가 나왔다.
부산 중구청은 지난 7월 22일 ‘부산 원도심 자치구 협력체계 구축 및 활성화 추진 계획 수립 용역’을 완료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용역은 원도심을 아우르는 협력 체계 기본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구축하기 위한 세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추진됐다.
용역 결과 원도심 4개 구가 문화·관광 공동 사업부터 시작해 주차·이동 편의, 빈집·유휴 공간 등으로 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모델이 제시됐다. 이를 바탕으로 원도심 4개 구 특성과 자원을 연결해 공동으로 진행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고, 지속 가능한 협력 기반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원도심 지자체 간 협력이 필요한 이유는 △인구 감소 △빈집 △교통 △주차난 등과 같이 행정 구역을 넘어선 생활권 문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는 한 지자체가 단독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협력이 필요하다.
또 문화·관광과 상권 활성화 등 자치구 경계를 넘어 효과가 발생하는 분야에서도 공동 사업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행정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원도심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은 △근대역사문화 △해안·항만 △전통시장 △문화·예술 △지역별 관광 콘텐츠 등이다. 각 구가 가진 서로 다른 자원을 연결하면 하나의 거대한 관광·문화 권역을 형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이번 용역 결과는 협력 가능성이 높은 분야와 지자체부터 시작해 점차 확대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4개 구가 동시에 모든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먼저 문화·관광 공동 사업으로 지자체 간 협력 경험과 신뢰를 쌓고, 주차·이동 편의 개선 등 연계 사업을 거쳐 빈집·유휴 공간 등 생활·도시 정비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같은 단계적 협력 모델은 문화·관광 협력으로 관광객의 이동이 늘어나면 주차난과 이동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할 필요도 커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반면 빈집 정비와 유휴 공간 활용은 앞선 사업보다 이해관계가 복잡해 협력 체계가 자리 잡은 이후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4개 구의 빈집·유휴 공간을 공동 조사하고 정비 우선 지역을 선정한 뒤, 공간별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등 단계적인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부산 중구청 기획감사실 관계자는 “이번 용역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숙고하는 중”이라며 “용역 결과보고서를 원도심 지자체에 공유하고, 향후 원도심 산복도로 협의체 회의 개최 시 공동 추진 사업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