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눈물에 격려 박수 친 與, “브로커 보고 싶나” 비꼰 野

입력 : 2026-09-15 16:35:28 수정 : 2026-09-15 16:36:07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질의 전 ‘가족 조합’ 놓고 “악마” 설전
가족 조합 해명하다 눈물…“돈벌이 아냐”
與 격려 박수, 野 “악어의 눈물” 냉소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에서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받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여야는 질의에 들어가기도 전에 김 후보자 가족이 근무한 발달장애인 돌봄 조합을 두고 “악마” 같은 말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김 후보자는 신약 청탁과 가족 특혜 의혹을 반박하며 정면 돌파를 택했다. 그가 가족 조합을 해명하다 눈물을 보이자 여당은 격려 박수를 보내고 야당은 ‘악어의 눈물’이라고 비아냥거리는 등 강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야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시작부터 대립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 발언에서 “어제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기자회견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혈세에 빨대를 꽂았다’, ‘가족 월급 잔치’ 등의 혐오 표현을 사용해 조합을 마치 불법 기관인 양 호도한 것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는 자리였다”며 서영교 법사위원장에게 주 의원의 사과와 자제를 요청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주 의원은 “김 후보자 배우자가 원장으로 있는 학교 학생에게만 혜택이 집중되고, 거기서 후보자 가족이 월급 받는 그런 구조가 부조리하다는 것”이라며 “발달장애 아동들한테 가야 할 돈의 40%가 후보자 가족에게 갔는데 무슨 그렇게 할말이 많은가”라고 맞받았다. 주 의원은 “민주당의 뻔뻔함이 도를 넘어섰다”며 수원시청 공무원들이 후보자 배우자에게 사업 심사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두 의원의 공방에 여야 의원들이 발언권 없이 동시에 끼어들면서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민주당 김동아 의원이 국민의힘을 향해 “악마”라고 하자 주 의원은 “뭐라 그랬어. 가족들이 (돈을) 빼먹는 게 악마지”라고 소리쳤다. 이후 여야 의원들은 서로 발언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며 설전을 이어갔다.

증인 채택 불발과 자료 제출 미흡도 도마에 올랐다.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민주당이 증인 하나도 없는 청문회를 계획하고, 후보자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부실 청문회를 하려고 한다”며 “(신약 청탁 의혹 브로커) 양모 씨 등 10여 명 정도 증인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한명도 채택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청탁 의혹은 검찰이 2년 넘게 11명의 검사를 동원해서 탈탈 털었다”며 “국회 청문회보다 100배, 1000배 혹독한 검찰 청문회를 거쳤기에 증인채택을 통해 정치 공방으로 삼는 것은 너무 소모적”이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핵심 쟁점인 청탁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도 부정한 청탁이 없었다는 점, 제가 전달한 민원으로 인해서 임상시험 승인 절차가 생략되거나, 특혜가 있거나, 절차 위반이 있거나 그런 점은 없었다는 점을 확인해 줬다”고 강조했다. 주가조작 연루설에는 “그 부분도 다 수사가 됐고, 관련 없다는 것이 불기소장에 명확히 나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주가조작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방어에 그치지 않고 역공을 폈다. 자신을 수사한 윤석열 정부 검찰을 겨냥해 “한동훈 전 법무 장관 아래 검찰은 선별 수사, 정치 수사를 벌이느라 그 부분(브로커 양 모 씨의 국민의힘 측 로비 의혹)은 애써 눈감고, 저나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광범위한 쌍끌이식 수사를 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 씨의 4년 치 통화 녹음에 국민의힘 의원 로비 정황도 있다고 들었다는 주장도 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검찰 기소계획서를 확보한 경위를 두고는 “검찰의 은밀한 내부 자료가 어떻게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에게 흘러갔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며 장관이 되면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배우자와 두 자녀가 근무하는 ‘한국아동발달 사회적협동조합’ 특혜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조합은 김 후보자의 당선 뒤 지역구인 수원으로 옮긴 지 3개월 만에 발달장애인 활동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지정됐다. 야당은 조합이 이후 4년간 정부 바우처 수입 8억 8000만 원을 올리고 가족 세 명에게 3억 3000만 원대 급여를 지급했다고 문제 삼아 왔다.

김 후보자는 “제 아내가 용인에서 근무할 때부터 4~7살 아이들을 선생님으로 돌보기 시작했고, 주말에는 저희 집에서 하루라도 자라고 사랑으로 돌봤다”며 “(센터) 아이들의 부모님이 나중에 돌아가시게 되면, 혹은 제 아내도 나중에 힘이 없거나 죽게 되면 이 아이들을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이 (아들뿐이라) 제 아들에게 그 일을 맡겼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조합은 폐업 시설을 이어가려 학부모들이 직접 만든 곳으로 운영과 아내의 급여·근로조건도 학부모들이 결정한다며 “이득을 위해 돈벌이로 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여당 의원들은 발언이 끝나자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반면 국민의힘 김민전·김태규 의원은 실소를 터뜨리는 등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김민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악어의 눈물”이라고 썼다. 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후보자가 과거 양 씨에게 ‘보고 싶어서 눈에서 눈물이 나네’라고 말한 녹취를 다시 올리고 “어떤 눈물이 진짜냐”며 “2022년 2월 9일 ‘룸살롱 브로커 양씨가 보고 싶어서 눈에서 눈물이 나던’ 눈물입니까. 오늘 눈물입니까”라고 반문했다.

김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공소청의 조직·인력·예산을 빈틈없이 준비하고, 수사·기소 분리의 취지를 직제와 운영에 반영해 책임형 형사사법체계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강력범죄와 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에 엄정 대응하고 전자감독과 재범 방지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범죄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한 경제·법률·심리 지원 확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법률 지원 강화, 출입국·이민 정책 추진 등도 약속했다.

이날 청문회는 결국 새로운 사실보다 기존 의혹과 해명이 반복되는 양상으로 흘렀다. 야당이 낙마를 겨냥해 공세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이재명 대통령의 임명 강행 여부가 변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