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본
은하들은 다 자그만 술잔처럼 보인다
태초에 건배가 있었다
존재의 다발을 아무렇게나
난장판 술판에 풀어놓은
잠이 안 올 때는
가만히 귀 기울인다
밤하늘을 비틀비틀
영원히 배회하는 거인의
긴 한숨 소리
귓바퀴를 맴돌아 술처럼 고인다
취생몽사인가
몽생취사인가
아무렴 어떠한가
웅크려 잠든 그 모습이
멀리서 보면
난쟁이별처럼 안쓰럽다
-시집 〈네가 봄에 써야지 속으로 생각했던〉 (2025)
화이트 노이즈는 모든 주파수가 골고루 섞여 있는 소리입니다. 마치 모든 색이 섞인 흰색 빛과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빗소리나 파도소리 처럼 귀에 거슬리지 않는 소리가 그 예입니다. 주변의 불규칙한 소음을 감지하지 못하도록 차단해주기 때문에 공부나 업무 집중을 돕기도 하고, 갑작스러운 돌발 소음을 덮어주어 뇌의 긴장을 풀어주기도 하고, 심신을 편안하게 만들어 불면증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잠이 오지 않을 때 시인은 귀를 기울입니다. 술에 취해 밤하늘을 배회하는 누군가의 긴 한숨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온갖 파동이 가득한 현실 속에서 어떤 보람이나 이룬 일 없이 보내는 취생몽사도 꿈꾸듯 살다 취한 듯 죽는다는 몽생취사도 안쓰럽기만 한 마음을 가늠하게 됩니다. 신정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