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열린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국민 상당수는 답답함과 짜증을 참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에선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이나 도덕성 해소는 뒷전이었고, 고성과 호통이 난무했다. “악마” “흉측한 얼굴” “천사 납셨어” 같은 극한 언사까지 오갔다. 예고된 대로 청문회에는 증인·참고인이 한 명도 없었고 후보자도 자료 상당수를 제출하지 않았다. 여러 의혹과 논란이 집중됐지만 후보자는 요구 자료 376건 중 절반이 넘는 243건을 내지 않았다. 청문회 자체가 국민 정의를 지키는 부처를 맡을 인물을 검증할 준비가 안 된 졸속이었다. ‘이런 청문회를 왜 하느냐’는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김 후보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흠결만으로도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큰 상황이다. 하지만 청문회는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배우자·가족 관련 특혜 논란, 위장 전입, 음주운전 전과 등 의혹들을 충분히 풀지 못했다. 오히려 후보자에게 의혹을 정면 반박하는 기회가 됐을 뿐이다. 김 후보자는 의혹 제기를 주도한 한동훈 의원을 겨냥해 “민주주의의 큰 적”이라며 역공도 펼쳤다. 후보자가 가족 관련 의혹 해명 때 눈물을 보인 일도 부적절했다. 장관 후보자로 청문 자리에 섰다면 개인적 억울함은 뒤로 하고 문제투성이 법무부 장관을 맞을지 모른다는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했어야 했다.
청문회를 전후한 여당의 후보자 감싸기 행태도 곱씹어 볼 문제다. 청와대와 여당은 청문 과정에서 김 후보자 임명 강행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 해소는 외면한 채 야당에는 ‘정치 공세’로, 의혹을 제기한 인사에게는 ‘메신저 공격’으로 반격하며 본질 흐리기에 몰두했다. 청문회 직전 여당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를 실무와 개혁 입법 경험을 모두 갖췄다”며 군불 때기에 들어갔다. ‘용혜인 낙마 카드’를 발판 삼아 ‘김승원 살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국민 여론은 살피는지 의문이다. 과도한 엄호가 김 후보자가 향후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를 밀어붙일 것이라는 우려를 더 키운 형국이다.
차기 법무부 장관이 짊어져야 할 짐이 결코 만만치 않다. 공소청 전환을 비롯한 형사·사법 체계 개편, 검찰 개혁 마무리, 부실 수사 우려 해소까지 우리 사법 시스템이 겪지 못한 도전들을 풀어가야 한다. 김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적절한지 최소한의 검증 자리였어야 할 청문회는 사실상 요식행위로 지나가는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김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를 넘어설진 몰라도 ‘국민 청문회’에서는 부적격 인사에 더 가깝다. 여당도 국민보다 정권과 김 후보자만 향한 모습이었다. “보면 볼수록 잘 된 인사”라는 여당 대표의 말이 국정 운영의 성과가 될지, 뼈아픈 실책이 될지는 앞으로 정권이 짊어질 몫이 돼가고 있다.